김 윤 혜 (남한고등학교 한사랑 봉사단 1학년)


 내가 가르치게 된 아이는 4학년(1살)이며 성광학교를 다닌다고 하였다. 정신지체라고 들어서 조금 겁도 나있었던 상태였는데 딱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인사하면서 쑥쓰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가르치는 내내 비장애자들처럼 짖궂게 장난도 치고 “선생님~” “누나” 하는데 위에서 했었던 걱정들이 말끔히 다 해결될 만큼 나의 수업에 잘 임해주었다.


 이번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고정관념이 많이 바뀌었다. 정신지체장애를 보면 일단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학습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을 빼면 영락없는 비장애자였다. 수업 중간 중간에 수업하기 싫다고 놀자고 하는 것에서부터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면서 덧셈 뺄셈하는 모습.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자기의 특기를 보여주는 모습 하나하나에서 다른 아이들 보다 훨씬 더 순수하고 정이 많았다.  


 이것을 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선생님으로서의 보람과 기쁨과 행복이었다.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꿈이 선생님이었는데 이러한 기회가 있어서 직접 가르쳐도 보고 아이를 통제하고 알려주고 하니 기쁨도 있거니와 힘듦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또 오히려 이런 나의 어리숙한 가르침을 받아준 아이에게 고맙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늦은 것도 조금 미안했지만 재미없는 수업을 1시간 반 동안 나와 함께 있어주면서 듣고, 가족이야기, 주변이야기도 잘 해주고 낯을 조금 가리는 나에게 그 벽을 허물고는 비집고 들어와 기특하게 공부하고 나를 웃게 만들어 주었기에 너무나도 고마웠다. 또 번번이 수업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 한 번 못해주고 너무 가르치는 것에만 열중하고 맛있는 것도 사주지 못해서 미안함도 많았다.


 마지막 헤어질 때에도 잘 가라는 인사밖에 못해서 아쉬웠고 좀 더 잘 해 줄 걸이라는 후회도 들었다. 나중에 다시 만난다면 더 좋게 가르침을 주고 재미있게 수업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번 여름방학은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좋은 사회경험과 보람과 추억이었다. 아이들에 대한 나의 낯가림 그리고 이러한 보람과 깨달음을 알고 한 층 더 발전된 나의 모습, 이렇게 착한 아이를 만난 나의 행운, 같이 뛰놀아주고 장난도 받아치고 하는 여름의 추억들 모두 다 값지고 잊지 못할 봉사활동이었다. 또 한번 나에게 이러한 기회가 생긴다면 훨씬 더 발전된 모습으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동안 나는 행복한 과외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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