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하남시협의회 자문위원-정 민채

  (제 1회) 연해주의 방문목적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는 한국의 통일문제에 대해 늘 걱정하고 그 해답을 찾으려는 헌법기관이다. 민주평통 하남시협의회(이하 하남시협의회)는 63명의 회원이 있다. 분기별로 하남시청 대회의실에서 남북한 문제에 대해 이 분야 전문가로부터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과 토론을 벌인다. 물론 통일문제에 관한 설문조사에도 성실히 답변한다.


  일 년에 4〜5회 정도는 경기도 도청과 양평 연수원 등에 가서 남북한 통일문제에 관한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부터 연수를 받아 자문위원 역량 강화에 힘쓴다. 그밖에 워크숍, 세미나, 포럼에 참가하는 일도 흥미롭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공부다. 어디 통일에 관한 공부가 매번 재미있겠는가. 모두가 좋아서 하는 일이며 바쁜 시간을 쪼개서 자비부담으로 한다.


  하남시협의회는 해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 선열들이 독립 항쟁을 벌인 유적지를 찾아다닌다(행사명: 통일골든벨 해외 역사탐방). 신라시대의 화랑도처럼 청소년들의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또한 ‘민주평통 고등학생 통일골든벨’ 대회에 참여하여 그들이 공부하여 닦은 기량을 타 학교 학생들과  승부를 겨룬다.


  하남시협의회는 2015년 독일 통일의 현장인 베를린과 드레스덴을 방문하였다. 이 나라는 1‧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전 세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결국 2차 세계대전에도 패해 승전국들에 의해 분단되어 죄 값을 치렀다. 그러나 반세기도 되기 전에 동·서독은 여봐란듯이 통일을 이루었다. 동독 땅 드레스덴은 여기가 ‘공산치하에 있었나?’ 할 정도로 번성하고 활기에 넘쳤다. 정말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은 죄밖에 없다. 일본이 전쟁책임으로 분단되어야 하는데 애꿎은 한반도가 미국과 소련에 의해 두 동강이 나 지금껏 싸우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전 세계에는 한인들이 약 700만이 흩어져 산다고 한다. 그 중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는 약 50만이 살고 있다. 하남시협의회는 구한말 ‘조선인들이 러시아의 연해주로 건너간 이유와 그들이 어떻게 그곳에서 살았으며, 우리 선조들이 일본에 대항해 어떻게 독립운동을 벌였는지, 한인들은 왜 소련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했는지’에 대해 늘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2016년 통일안보 연수는 러시아의 연해주와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모스크바로 결정되었다. 결코 관광여행이 아닌 재미없고 지루한 역사여행이자 공부여행이다.


   여행에는 가끔 돌발 변수가 일어나는데 특히 개발도상국가나 저개발국가에서 종종 일어난다. 우즈베키스탄의 여정은 이 나라의 갑작스러운 내정문제 때문에 비자발급이 한시적으로 중단되어 갈 수가 없었다. 반쪽여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실망스러워 마음이 착잡했다. 사실 현지에 가서 강제 이주된 한인들을 만나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할 수없이 하바롭스크를 거쳐 모스크바 체류를 조금 더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연해주는 고대사로부터 근· 현대사에 걸쳐 우리 한민족과는 특별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고대에는 우리의 고토(故土)인 발해의 강역(疆域)이었고 근·현대에 와서는 이주 한인들의 생활의 터전이었으며, 항일독립운동을 하던 선열들의 활동 무대였다. 1860년대부터 한인들이 이곳에 이주하기 시작하여 1930년경에는 무려 20만 명이 이곳에서 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금년 통일연수는 다른 해 보다도 의미가 더 깊기 때문에 관심과 애착이 그 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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