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

  소리 안 들린다고 방치하면 우울증·치매 원인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들리는 소리를 구분할 수 없는 난청이 있으면 보청기를 착용한다. 그렇지만 보청기는 소리만 증폭시키기 때문에 주위 잡음이 커지고 소리 높낮이 구별이 힘들어 고도난청을 가진 사람에겐 오히려 청력을 더 손실 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력 손실이 아주 심하거나 근본적 청력 개선을 위해서는 인공 와우 이식술을 고려해야 한다.

평소 노인성 난청이 심했던 고모(63)씨는 지하철 소음이나 사이렌을 못 들어 일상생활에서 위험할 뻔한 경험이 있었다. 또 상대방의 대화를 잘 듣지 못해 입 모양을 보고 겨우 의미를 판단하는 정도였다. 이 때문에 못 듣는 서러움, 주변의 냉랭함, 대화의 단절 등 고통스런 날을 보냈다. 보청기로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인공와우 이식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난청 방치하면 우울증·치매 등 유발

잘 안 들리면 나이 들어 그렇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실제로 몸이 노화하면 잘 안 들리는 노인성 난청이 발생한다. 하지만 원인이 이 뿐만은 아니다. 소음 노출, 스트레스, 유전적 소인 등과도 관계가 있다고 밝혀져 있다. 전문가들은 난청을 무심코 방치할 경우 우울증‧치매와 같은 문제가 발생해 건강한 노후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사람마다 청력 손실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먼저 상담 후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며, 저가형 보청기는 오히려 청력 손실을 더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만약 보청기 착용해도 효과가 없을 경우 인공 와우 이식술을 고려해야 한다.

보청기 효과 없으면 인공 와우가 답

인공 와우란 귀 안과 바깥에 기계를 설치해 소리를 듣도록 만드는 인공 청각장치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우리 귀 안에는 외부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 와우(달팽이관)이 있는데 이를 대신 할 수 있는 내부기계와 외부소리를 내부기계로 전달해주는 외부기계를 설치해 청력을 개선시켜주는 장치다.

인공 와우는 보청기로도 효과가 없는 고도난청 이상 환자(표1.참조)에게 실시한다. 하지만 인공 와우 이식 후에는 상당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하여 아주 심하지 않은 환자들도 미리 하는 경우가 있다.

 인공 와우는 보청기 보다 소리 높낮이 구별, 명료도 개선, 청각능력 향상 등 다양한 면에서 뛰어나다. 그래서 획기적인 수술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수술 후 바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증폭된 소리를 듣지만 인공 와우 이식 환자의 경우 전기신호로 듣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에 적응할 수 있는 재활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개개인마다 재활치료 예후는 다르지만 말을 배운 후에 고도난청이 온 경우, 난청 기간이 짧은 경우, 나이가 어릴수록 예후가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난청을 방치하지 않고 빨리 치료할수록 삶의 질에 도움이 된다. 노인성 난청의 경우 나이 들며 자연스럽게 생기긴 하지만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노화방지에 도움 되는 음식을 통해 예방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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