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소방서 덕풍119안전센터장 /양광호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아침의 정적을 깨우는 아름다운 여자의 목소리는 전기밥솥에서 나오는 것으로 정해진 시간을 정확히 맞추어 이런 안내를 하게 된다.

이 시각을 기준으로 아내는 좀 더 이른 시간에 스마트폰 알람을 맞추어 밥상을 차리게 되며, 학교에 가야할 아이들도 알람을 맞추어 준비를 하고, 나 역시 출근을 하기 때문에 밥솥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된다.

버스로 출근 하는 나는 정류장으로 가면서 스마트폰으로 다음 버스가 언제 올지를 알려 주고, 정류장에 도착하면 다음 버스가 어디 쯤 통과하고 있는지 보여 주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에는 기계를 통하여 교통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등 우리의 생활은 이런 IT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요즘 회자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고조 되었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많은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새삼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류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는지 현재 인공지능은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등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인류의 미래를 보는 시각은 보다 풍요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비관론이 팽팽하며,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부분이 의외로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가 그 동안 인류가 맡아서 해 온 많은 직업이 컴퓨터 기능을 탑재한 로봇이나 컴퓨터가 대신하여 사람들은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일 것이다.

어느 연구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할 확률이 높은 직업으로 콘크리트공, 정육원 및 도축원, 고무 및 프라스틱 제품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을 들고 있으며, 반면에 자동화 대체 확률이 비교적 낮은 직업으로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및 사진사, 작가 및 관련전문가, 지휘자, 만화가 등을 꼽고 있다.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우나 그러나 수십 년 동안 각종 재난현장에서 뛰어 온 소방대원의 입장에서 예측해 보면 소방의 활동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비교적 쉬운 부분과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용광로만큼이나 뜨거운 화재현장에 진입하여 심리적 동요와 열기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아니하고 화점을 정확히 포착하고 물을 뿌리며, 기계가 손상되어도 몇 개의 부품 교체로 수리가 끝나는 그러한 로봇이라면 너무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적어도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해맑게 웃는 어린 아이에 행복을 느끼며, 누군가의 울부짖음에 똑 같은 아픔으로 알고, 사회적 약자를 먼저 생각하는 그러한 인간의 애정이 인공지능에 심어진다면 기꺼이 우리 인간 소방대원의 자리는 넘겨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아직 기계는 기계일 뿐, 따뜻한 피가 흐르는 소방대원의 역할을 기계가 대신하는 시기는 아직은 요원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방의 존재의 의미를 곱씹으며 오늘도 우리를 찾는 간절한 외침에 귀를 기울인다.

하남신문aass6517@naver.com

 

 

 

저작권자 © 하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