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이교범 하남시장

 

 정치나 행정은 우리 국민들과 시민들이 더 나은 행복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일상생활에 있어 불편 사항들을 해결해 주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매년 2월초에는 시민들의 불편사항과 건의사항을 듣기 위해 관내 열두 개 주민자치센터를 찾아 문턱 없이 주민들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한다.

올해는 여느 해와 다르게 절반 이상의 동에서 공통된 건의사항이 많았다. 바로 기초생활 질서 분야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도로를 개설해 달라, 체육관을 건축해 달라, 대부분 도시기반시설 건의였으나 금년에는 이면도로 불법주정차와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한 건의가 많아 도시기반시설은 어느 정도 해결되거나 진행 중이라 한편으로 안도하였다.

현재 우리시는 미사강변도시와 위례신도시에 인구 20만이 타 지역에서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시 인구가 현재 16만에서 36만이 되는 대 변혁기로 하남시에는 앞으로 다시없을 중요한 시기이다.

아침에 출근하기 바쁘게 동내 지인들과 경로당 회장 등 식당 아주머니 할 것 없이 전화가 걸려온다. 이유는 주민과 약속한 쓰레기 무단투기를 없애고 깨끗한 동내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빨리 청소를 해달라는 요청이다.

‘쓰레기 무단투기’는 생활 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지 않았거나 인적이 드문 농촌동 골목 모퉁이에 차량을 이용해 무단투기하고 달아나는 것이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이래로 어느 지자체나 골칫거리일 것이다. 실무부서의 쓰레기 수거 원칙은 ‘정해진 규격봉투 및 수거 용기, 대형폐기물 스티커 등을 사용하지 않은 폐기물은 수거하지 않는다’이다.

이는 쓰레기를 올바르게 배출하지 않음으로 인해 주민들이 다 같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공동체 의식에 기대어 함께 바로 잡아나가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투기된 쓰레기에서 유발되는 악취와 통행 방해, 미관 저해 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받게 되고, 결국 시는 불법 투기자를 적발하지 못한 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쓰레기를 수거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무단투기지역에 경고판을 붙이고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였고, 투기자의 적발과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알리기 위해 무단투기 특별 단속기간을 정해 단속도 실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무단투기는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법투기를 막고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 끝에 무단투기 방지 대안으로 쓰레기가 상습 무단 투기되는 곳에 나무를 심고 화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쓰레기가 무단투기 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없애고, 주변 환경을 미관상 아름답게 조성하여 무단투기를 예방하자는 목적이었다.

결과는 놀라울 정도이다. 나무식재 또는 화단조성을 한 상습무단투기 지역의 무단투기가 근절되었다. 쓰레기 불법투기 장소에는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에 무단투기를 할 시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심기와 화단조성을 결정한 후 시행하기까지도 쉽지는 않았다. 무단투기 장소에 나무식재를 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곳이 많았고 개인 사유지가 많아 토지주 동의가 없으면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 설득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적극적인 시민들의 협조로 나무식재 및 화단 조성을 완성할 수 있었으며 화단 조성이 어려운 곳은 화분을 설치한 결과물이다.

이는 시민이 다 같이 깨끗한 하남을 만들고자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에서 비롯된 결과물로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시민의 협조가 없었더라면 실행이 불가능했을 일이었듯이, 시를 구성하는 모든 시민은 앞으로 36만 자족도시가 완성되기 까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시와 함께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하남시민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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