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린 경기도청소년연극제에서 경화여고는 ‘홍시 열리는 집’으로 출전해 단체전 대상과 함께 박소아(3년)의 최우수 연기상, 그리고 김보라(2년)의 연기상까지 휩쓸며 경기도 연극계를 평정했다.


 이와관련 오는 11월18일 열리는 제11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하는 자격을 얻어 다시 한번 경화여고의 입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이번 경기도 연극제에서는 예선에서 총 60여개 팀이 참가해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보였으며 광주지역에서는 경화여고와 광주고가 각각 본선에 올랐다.


 올해로 창단 25돌을 맞는 경화여고 연극반(지도교사 이기복)은 오래전부터 전국규모의 대회에서 예술제와 연극제를 통해 실력을 입증받아 왔다.


 경화여고는 2000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단체 최우수, 우수연기상, 특별상을 2001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단체 최우수, 우수연기상, 지도교사상, 특별상을 2003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단체우수 및 우수연기상, 2005년 전국청소년연극제 단체 최우수 및 우수연기상, 스태프상, 지도교사상 등 수많은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경화여고의 이러한 성적에는 연극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열정은 물론, 이기복 선생의 탁월한 기획과 지도도 한몫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화여고의 ‘홍시 열리는 집’은 어린시절 판잣집 공동화장실에 대한 추억이 있다. 변소귀신과 달걀귀신이 있다고 믿었던 그 당시의 공동화장실은 조금만 발을 헛 디뎌도 금방 빠질 것 같은 어둡고 음침한 공간이었지만 풀벌레 소리와 바람부는 소리, 밖에서 나는 인기척과 사람들의 대화내용을 숨어서 엿들을 수 있었기에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소설 한권 뚝딱 쓰고 나올 수 있는 창조적 공간이기도 했다. 이 연극에서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동이에게 공동화장실은 두려움의 대상이자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다. 수 없이 빠지기도 하지만 노래를 불러주며 자신을 지켜주는 엄마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어느 날 한눈에 보기에도 달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낯선 여자가 나타 나 동이에게 자신을 이모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그 여자는 동이의 생모로 밝혀지고 같은 자식을 놓고 벌이는 전혀 다른 두 엄마의 갈등은 슬프기보다 풋풋함으로 다가온다. 빛쟁이들의 출현으로 달동네 식구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켜버린 그 여자는 눈물을 흘리면서 부산으로 떠나고 난리를 치는 동이네는 변소 옆 감나무 아래에 앉아 동이에 대한 애절한 사랑으로 흐느낀다는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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