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논단) 정민채 본지 상임이사

 작년 6․7월부터 열병합발전소가 하남의 중심부이자 관문격인 풍산동에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하남시의 도시 미관상 전혀 어울리지 않는 흉물이고, 인근 아파트나 학교와도 너무 가까운 자리다.

 원래 하남의 끝자락인 미사리 선동지역에 약 6,000여 평의 열원시설을 계획하였다가 강동구가 이에 반대하자, 대체지역으로 풍산동에 약 1만3,000여 평 규모로 사업계획을 변경․확대 하였다. 이런 이전과정과 용량확대, 규모 등 모두가 의문이었다. 더구나 서울까지 전기와 열원이 공급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결정은 이미 확정적이었다. 시민들만 이 과정을 까맣게 몰랐다. 이교범 하남시장과 시의원들은 이 결정을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시청과 시의회 몰래 LH공사․시공사인 SK계열의 코원․지경부․국토해양부가 독단적으로 일을 벌였을까. 시장과 시의원은 하남시의 대소사를 처리하는 공적 대표다. 이들이 몰랐다면 자질부족이요, 알고도 묵인했다면 직무유기다.

 결국 하남시민들은 횃불을 들기 시작했다. ‘LNG화력발전소 대책 시민모임’이 결성돼 ‘아이테코’ 건물에서 수시로 회의가 열렸다. 하남시청 앞에서 규탄대회, 시민들의 서명운동, 엄동설한의 촛불시위, LH본사 항의 방문, SK 본사 앞에서 여성들의 소복 항의 등 눈물겨운 투쟁이 벌어졌다. 이런 일이 금년 초 겨울까지 이어졌다. 천신만고 끝에 이현재 의원의 노력으로 이전이 확정됐다.

금년 여름은 ‘열 병합발전소 사태’ 이상으로 짜증이 났다. 언론에 공개된 통합진보당 이석기의원의 혁명조직(RO) 비밀회동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정부를 부정하는 종북 세력의 중심인물로 드러났다. 문제는 하남에서 활동하는 통합진보당 김근래 경기도당 부위원장도 같은 세력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그는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시 민노당 시장후보를 사퇴하면서 민주당 후보(현 이교범 시장)를 지지선언 했다. 이교범시장이 단일화를 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통합진보당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이시장이 더 잘 알았을 것이다. 결국 시장만 당선된다면 어떤 사람과 손을 잡아도 상관없다는 식이 돼버렸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김근래 부위원장은 이후 ‘하남의제 21협의회장’을 맡아 연간 1억 7000만을 지원받고 있다.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통진당 계열 인사들은 2011년에는 ‘문턱 없는 밥집’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든 뒤 연간 5000만 원, ‘희망연대 평생학습교육원’(2012년)에 1억 5000만원, 올해 하남시 조례로 설립된 ‘푸른교육공동체’에 1억 4500만 원 등 5개 단체를 통해 5억 5000만 원 가량의 예산을 타냈다(2013. 9. 4, 동아일보).

야권연대를 주선해 성사시킨 공로로 ‘하남희망연대’ 문홍주 공동대표 또한 2010년 8월3일 하남문화예술회관 관장직에 올랐다. 문제는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남시와 하남문화예술회관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국회의원이 운영했던 선거 전략회사 ‘씨엔피(CNP)그룹’에 수차례에 걸쳐 2억여만 원의 용역비 등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9월 12일 하남시와 뉴스1에 따르면 하남시는 지난 2011년 9월 ‘하남이성산성축제’를 추진하면서 총사업비 1억6000만원 중 1억4000만원을 미사리 7080 페스티벌 행사용역비로 ‘씨엔피(CNP)그룹’에 지급했다. 용역대행사 선정은 제안서에 의한 입찰로 결정됐다(2013. 9.13, 하남신문 온라인 뉴스). 이 밖에 여러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다. 이 돈은 모두가 하남시민들이 힘겹게 번 돈으로 낸 혈세다.

하남시 의회는 이러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였는가. 의회 구성은 새누리당 2명, 민주당 3명, 통합진보당 2명, 모두 7명이다. 새누리당 2명은 항상 소수라서 예민한 현안을 막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한패가 되어 이들 예산을 통과시켰다는 말인가. 시장도 시의원들도 시원한 답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어제도 오늘도 크고 작은 모임에 얼굴을 내민다. 하남시민들은 이래저래 가슴을 치며 한숨만 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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