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채 본지 자문위원(이학·관광학박사)

 요즘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려 숨을 콱­ 막히게 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하남시민들 특히 풍산지구에 사는 주민들은 답답하고 화기(火氣)에 찬 분노의 가슴을 쓸어내리기에 바쁘다. 왜 그럴까? 바로 이름도 낮설은 열병합발전소가 시민들도 모르게 느닷없이 하남의 관문이자 앞으로 중심지가 될 풍산지구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하남시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만큼 하남시청의 미숙한 행정처리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꼼수에 의한 합작품인 셈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하남 열병합발전소에 관해 기술해 보겠다.

 첫째, 열병합발전소란?

열병합 발전은 전력과 열을 동시에 발생시켜 에너지 이용률을 70∼85%(기존 발전의 2배 이상)로 높이는 발전 체계를 말한다. 즉 증기 터빈, 가스 터빈 등 각종 엔진으로 발전기를 구동(驅動)해 전기를 생산하고, 구동기(驅動機)에서 발생하는 배열(排熱)을 거두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발전시스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 화력발전소에서 증기 터빈으로 발전기를 구동하고 터빈의 배기(排氣)를 이용해서 지역난방을 하는 경우이다.

둘째, 열병합발전소가 주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열병합발전소의 특성상 60∼80미터에 이르는 2개의 굴뚝에서 열과 습기가 방출되면서 백연(Visible plume)과 황연(Yellow Plume)으로 24시간 대기오염물질을 배출시키게 된다. 특히 건설 예정지인 풍산동 일원은 최초의 건설예정지 선동(미사지구 북동쪽 한강가)지역에 비해 대기환기가 불리한 지역이다.

겨울철 북서풍이 불면 주변의 아파트는 물론 하남시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거지 입구에 자리한 까닭에 지속적인 배출로 햇빛을 차단하여 그늘이 지고 일조(日照) 장해(障害)를 일으킬 수 있다. 연료는 LNG가스를 사용함에 따라 질소 산화물 및 온실가스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여 주민 건강을 해칠 것이다. 또한 수증기가 공중에서 비산(飛散)먼지와 결합하여 낙진함으로써 기관지 질환과 폐질환 등의 발병위험에도 노출될 것이다.

셋째, 열병합발전소의 이전과정

지난달 7월 19일 시의회 행정감사특위 감사결과 총평에서 김승용 시의원은 다음과 같이 주장 하였다. 미사보금자리지구 열병합발전소 위치변경과 관련 “선동지역에 약 6,000여 평의 열원시설을 계획하였다가 강동구가 이에 반대하자 대체지역으로 풍산동에 약 13,000여평 규모로 사업계획을 변경․확대 하였다”.

또한 요구한 시설의 위치 및 규모의 변경과정에서 “LH는 당사자인 하남시와 어떠한 논의도 없이 사업을 강행하여 갈등을 조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열병합발전소는 도시의 미관 저해 및 환경오염 우려로 시민들의 이전반대 집단민원이 발생할 현안사업임에도, 관련 부서간 긴밀한 업무협조가 소홀하였다”.

“시의회에 사전 보고 조차 하지 않아 이전과정의 대응책에 혼선을 초래하였다"고 그는 주장했다. 사실이 이렇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남시민들은 이러한 과정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최근에야 알게 된 것이다.

넷째, 열병합발전소 이전에 대한 하남시민들의 요구

하남은 신장이라는 지명에서 개명된 이름이다. 신장은 전통적인 구시가지로 이루어졌으며 도로가 좁고 상권이 매우 복잡한 계획적인 도시설계와는 거리가 멀다. ‘신장’이라는 이름은 웬지 3류 도시의 이미지가 더 강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건설된 풍산지구는 혁신적으로 설계를 하였다고는 하나 공공기관이 부족하고 아직 상가가 번창하지 않아 대형빌딩들의 상가는 물론 소규모의 상가도 매우 위축된 침체지역이라 볼 수 있다. 그저 잠자고 휴식하기에 알맞은 베드타운 성격을 지닌 조용한 대단위 아파트단지이다. 그래서 하남의 이미지는 아직도 다른 도시에 비해 매우 낮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와서 발전소의 입지에 대해 시청이 잘못했느니 LH가 졸속처리했느니 따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하남의 관문이자 중심지역이 될 장소에 열병합발전소를 세우다면 하남의 시민들은 좋아 할까? 하남시민들의 밑바닥 정서를 깊이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하남하면 청정이미지가 떠오른다. 서울과 인접한 곳으로 하남만큼 강과 산, 녹지가 함께 어우러진 곳이 우리나라에서 몇 군데가 있겠는가. 녹색환경도시로 발전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그런데 이것마저 빼앗아 갈 것인가. 혹자는 발전소가 들어섬으로서 지역난방의 혜택을 볼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그러나 얼마 되지도 않는 경제적 이익 때문에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나 클 것임이 틀림없다.

환경은 우리가 보존하고 물려줘야할 우리의 미래 자산이다. 하남시에 세우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졸속으로 처리하지 말라. 한번 지으면 옮길 수도 없다. 하남의 관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최선책이다.

 

저작권자 © 하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