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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유용론

칼럼/최종윤- 더불어민주당 하남지역위원회 위원장
뉴스일자: 2019-08-23

 연애와 결혼을 위해 새 사람을 만날 때면 중고 자동차 시장과 같은 법칙이 있다. 둘 다 대부분 자신을 점 더 포장해 더 나은 상대를 원하기 때문인데, 즉 정보의 비대칭이다. 어쩔 수없이 그들은 상대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 상대를 검증 아닌 검증을 하게 된다.

 
물론 포장지를 제거해 발견한 상대의 모습이 실망스럽거나 나와 맞지 않을 수 있다. 또 검증을 거쳤다고 생각해 만나기 시작한 인연이 악연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만큼 새 사람을 만난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닌 터. 이처럼 상대의 진짜 모습을 보려면 색안경이 아닌 제대로 된 검증을 해야 한다.
 
국민과 후보자의 조우를 대신하는 한국사회의 인사청문회도 제대로 된 검증보다 정쟁이라는 색안경의 역사로 출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 청문회가 5공비리와 같이 비위를 캐내기 위한 수단이었고 그러다 16대 국회에 시작된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자질 중 도덕성 하자와 비위 사실을 들춰내기 위해 여야간 공수가 반복되기 일쑤였다. 이후 여야로 첨예하게 갈라진 정치지형처럼 야당은 상대방의 낙마를 주된 목표로 삼았다. 공인과 유명인의 부덕함을 여러 번 목도했고 실제 낙마한 사례로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국민과 후보자간의 정보의 비대칭을 메꿔 주는 기능은 사라지고 흠결 위주의 비위사실과 도덕성 검증만 남았다. 공인이나 유명인이라도 실상 그의 행적을 소상히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정쟁의 수단이 된 인사청문회로부터 후보자가 어떤 자질을 가졌는지 직책을 잘 수행할만한 인물인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은 후보자와의 만남에서 제대로 된 정보 얻기에 계속 실패중이다.
 
정쟁의 수단이 된 인사청문회는 연좌제로 신상털기의 범위를 넓혔다. 후보자가 개입됐다는 근거 없이 친인척까지 소환되는데 개인이 아닌 후보자의 일가 자체가 임명이 되는 게 아닌 이상 청문회의 범위와 정도가 어디까지인지 의문스럽다. 이제 후보자 망신주기를 넘어 아예 집안, 일가 망신주기 청문회로 변질된 양상이다. 검증이라는 미명 아래 흠집내기, 창피주기에 골몰하는 청문회를 두고 여야 국회의원들 모두 선출직 공직자에 머무르는 게 낫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국민에게 정보를 주는 유용한 인사청문회를 상상해본다. 후보자의 자질이 포장지로 과대평가됐는지 포장지를 뜯고 실제 자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직책에 대한 전문성을 따져보고 현재 시스템에 대한 견해와 개선의 여지를 타진한다. 또 정부의 국정철학 안에서 시스템 자체를 혁신할 구상에 대해 물어보고 그에 대한 철학과 혁신의 방향이 옳은지 현실 가능한 것인지 질의응답을 이어간다. 국민의 파트너로서의 수장이 될 자질을 검증할 최소한의 시간이 보장된 이와 같은 인사청문회를 국민은 원한다. 최선을 다해 묻고 청문회(聽聞會)의 본디 취지처럼 최선을 다해 들어봐야 한다.
 
도덕성과 비위 문제로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는 현실을 개선키 위해 미국과 같이 FBI, IRS, 공직자윤리위원회, 백악관 인사국 등 네 곳에서 사전 검증해하는 정책을 우리도 검토해봐야 한다. 또한 후보자를 단수추천하기 보다 인재풀을 넓혀 복수 추천하면 도덕성 검증보다 자질 및 자격 경쟁의 장으로 변화를 도모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사람을 잘못 만나면 상처 입고 큰 손해를 본다. 열심히 살아온 거대한 삶이 심리적 타격에 휘청거리고 때론 직장을 잃거나 금전적 손해로 평생의 짐을 달고 살아간다. 정부 수장들의 잘못된 판단 역시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와 손해로 이어진다. 때문에 우린 정쟁의 시간이 아닌 제대로 된 검증의 시간이 절실하다. 물론 검증이 꼭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새 사람과의 만남을 위해 수고를 마다할 수 없고 제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개인의 만남이나 국민 차원의 만남이다.
하남신문aass65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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