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콘크리트 건물 통째 이동…기초보강 등 기술적 난제 해결

 철거와 보전방침을 되풀이하다 최종적으로 원형 이동보전으로 결정이 난 하남 옛 구산성당이 12월4일 구산성지 옆으로 이동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구산성당원형보존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는 지난 11월 28일 하남 옛 구산성당 원형 이동보전을 위한 작업을 마무리하고 12월4일 첫 이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벽돌 건물인 하남 옛 구산성당을 원형 그대로 이동해 보전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실행위는 이를 위해 문화재 보수 전문업체를 선정, 국내외 기술진의 연구ㆍ검토를 거쳐 기술적인 면과 안정성 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자문을 받았다.


하남 옛 구산성당은 ‘공소설립 180년, 공소건축 60년’으로 알 수 있듯, 한국천주교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근대 건축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인 신부인 피에르 모방(프랑스) 신부가 은신하기도 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이 거쳐간 곳이기도 하다.


정부의 택지개발로 당초 올해 9월까지 철거 예정이었던 하남 옛 구산성당은 신자들의 염원이 받아들여져 원형 그대로 이동하게 됐다.


실행위 관계자는 “마을공동체가 곧 종교공동체였던 조선후기에서 대한제국을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천주교의 지나온 길을 하남 옛 구산성당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 옛 구산성당은 마을 주민들이 6·25이후, 미군의 원조로 전국적으로 복구바람이 불 때 한강에서 직접 자갈돌을 짊어지고 날라서 지은 건물이다.


이후 새마을 운동, 1980년대의 개발 붐 등으로 당시 건축물이 모두 철거될 때도 원형을 지켜 드라마 등의 촬영장소로 인기를 끌었다.


이동을 위해 실행위측은 성당건물의 기초를 보강하고, 이동구간을 철도레일 방식으로 조성해 하루 10미터 가량씩 옮길 예정이다.


이동 과정은 신자들과 일반인들의 관람이 허용되지만 사고예방을 위해 안전선 밖에서 관람해야 한다.

하남신문aass6517@naver.com


저작권자 © 하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