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논단〉정민채 본지 상임이사(하남민주평통자문위원)

 

 지역축제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지역주민의 화합, 지역의 이미지 제고를 통해 고부가 가치가 큰 관광산업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그 예가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시의 ‘군악대축제와 프린지 축제’이다. 인구 45만 명에 불과한 에딘버러 시는 지역특성에 맞는 축제전략으로 연간 천 이백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지역경제 활성성화는 물론 ‘유럽의 꽃’으로 불리는 도시가 되었다.

 영국의 북쪽지방에 위치해 있어 여름철에도 기온이 낮은 편이며, 날씨는 변덕스럽다. 중세풍의 건물들이 우중충하게 솟아있는 에딘버러 시가 유럽의 꽃으로 탈바꿈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학자들은 산업의 중심이 유럽의 다른 지역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세계’로 옮겨간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축제로 지역발전의 승부를 걸자’는 지자체 단체와 지역주민들의 자각(自覺)에서 그 해답을 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가? 2013년 기준 752개의 축제가 개최되었으며 경기도는 이천 쌀 문화축제를 비롯하여 73개의 축제를 개최한바 있다. 이중 ‘이천쌀문화축제, 가평자라섬째즈페스티벌’은 최우수축제로 선정되었고 ‘수원화성문화제, 여주오곡나루축제, 파주북소리축제’는 유망축제에 선정되어 전국 40개 축제 중 5개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축제는 지역마다 개최 시기가 겹치거나 유사축제의 남발로 일부 축제를 제외하고는 선심성 행사로 변질되어 경제적 효과보다는 예산 낭비가 심하다. 대부분 단기 일정의 주민화합 형 축제로 자치단체장들의 전시행사로 전락되어 축제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켜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효과에 별 도움이 못되는 것은 물론이다.

하남은 1989년 광주군 동부 읍에서 시로 승격 된 후 시민의 날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매년 ‘하남문화축제’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하남의 지역성과 정체성을 찾고자 초기백제의 도읍이라 주장되는 하남시 춘궁동 ‘이성산성(二聖山城; 사적 제422호)’을 잊지 않고자 2003년부터 이성문화축제를 개최하여 오고 있다.

주요행사로는 찾아가는 노래한마당(농촌5개동), 시티홀 콘서트, 시민한마음페스티벌, 추억의 문화체험(7080 재현) 등을 개최하여 왔다. 2013년 행사로는 7080페스티벌로 시청광장에서 남진․신효범․장은아․이홍렬 등 다수 연예인이 공연을 벌인 것으로 인터넷상에 나와 있다. 이것은 이성산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 공연이다. 사실상 이성산성만으로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축제를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모든 지역이 장소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는 장소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그 지역 장소성과 상관없는 요소를 도입하여 장소마케팅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미국 오레곤주 애쉬랜드시와 잭슨빌시는 각각 ‘셱익스피어 페스티벌’과 ‘브릿뮤직 페스티벌’을 도입하여 인위적인 장소자산을 형성하였다.

그렇다면 하남도 인위적인 페스티벌을 도입하여 하남의 장소성과 장소마케팅을 새로이 변화시키는 것은 어떨까? 이 점을 잘 이용한 축제가 함평의 나비․예천의 곤충․화천의 산천어 축제 등이다. 이들은 그 고장 나름대로 특성을 살려 장소마케팅에 성공하여 지역경제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하남은 서울에 매우 근접해 있어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위의 세 지역을 벤치마킹해서 하남의 특성을 살린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도시 성인들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생업(生業)걱정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힘들게 공부하고 있다. 이들이 심신을 내려놓은 채 일상에서 벗어나 하남에서 살아 숨 쉬는 동식물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필자는 건국대 지리학과에서 이학박사를, 경희대에서 관광학박사를 받았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관광자원과 관광지리 분야를 강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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