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서 새누리당 시민통합위원장/정치학 박사

 

 묻혀진 하남 역사

 역사학자 카(E. H. Car)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결론 짓는다. 이 얼마나 명확한 답인가. 하남시는 본래 광주군의 일부였다. 하남시가 시로 승격한 것은 1989년이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하남시의 역사가 이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상 하남은 2천년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도시이다. 길게는 고조선 까지 거슬러 올라 가는 고도(古都), 하남시다. 어디에 내놓아도 절대로 뒤지지 않는 자랑스런 역사를 간직한 도시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남시이다.

 백제를 건국한 온조가 춘궁동 일대에 자리를 잡고 도읍을 정했다는 주장은 정설로 굳어져 가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史實) 조차 알지 못한다. 그동안 하남시의 역사는 많은 부분에서 묻혀지고 있다.

 하남의 올곧은 역사를 고증할 수많은 유물이 땅 속 깊숙이 묻혀 있거나 숨겨져 있다. 50만평의 춘궁동 일대에 무구무진한 유적들이 고고학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남과 관련된 많은 역사 이론이나 역사 그대로의 모습 또한 왜곡되고 감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왜, 우리는 우리의 역사, 즉 과거와 대화하지 못하고 이토록 홀대하고 있을까?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관심을 쏟아낼 때 우리 스스로를 바라 볼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지금은 우리는 하남 역사를 알아야 할 때

이제 우리는 우리의 과거와 대화해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발전을 기대 할 수 있고 나의 영광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에 관심이 없다. 역사는 고리타분하고 머리 아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우리 삶의 모습이다, 우리 보다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적나라한 삶의 형태가 바로 역사인 것이다. 다만 거기에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예술 과학 등 모든 분야가 포함 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할 뿐이다.

지금 우리는 하남시에 살고 있다. 하남시가 고향이든 그밖에 다른 어디가 고향이든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내가 사는 곳이 고향이고 삶의 터전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갗을 건드리는 감각적 문화에만 관심을 가질 뿐, 우리의 뿌리를 찾고 대화하는 데에는 게으름뱅이에 다름 아니다.

우리 하남시에는 춘궁동 동사지를 비롯해 6개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있고, 광주향교 등 3개의 경기도 지정 문화재가 있고, 교산동 건물지 등의 11개의 향토 유적이 있다. 이것들은 역사의 증좌들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런 것들을 넘어선 우리의 스스로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성공한 민족은 자신의 역사를 공부하고 열정적인 관심을 기울인다. 자기의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시킨 민족은 필연적으로 멸망한다. 이러한 사례를 우리는 세계사에서 무수히 경험해 왔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J. Toynbee)는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설파했다. 그의 결론은 도전을 받았을 때 응전을 하지 못하면 그 문명은 쇠퇴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지만 훌륭하게 응전한다면 새롭게 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하남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서 영국 정치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의 말이 떠오른다. “역사에 대해 가능한 한 전부 배워라. 왜냐하면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짐작해볼 수 있는 길은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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