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연주로 들뜬…고골초 ‘고골챔버오케스트라’

전교생 104명의 미니학교 10명의 단원이 전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지난 22일. 초이동에 있는 언약사랑나눔요양원에서는 특별한 음악연주회가 열렸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아이들은 바로 고골초등학교(교장 최희보) 재학생으로 구성된 ‘고골챔버오케스트라’ 단원이다.

귀여운 산타모자를 눌러 쓰고 바이올린으로, 오카리나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단원들은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지만 희망을 향해 한걸음 더 달려가는 몸짓이기도 하다.

지난 6월에 창단한 고골챔버오케스트라(담당교사 김현미)는 재학생들에게 인성교육과 건전한 취미활동 제공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고 싶다고 자청한 지원자 중에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10명의 단원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연습을 하고 있다.

학교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희보 교장과 교직원들이 합심해서 고골챔버오케스트라의 탄생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아이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악기를 들고와 연주하겠다고 나섰다. 이렇게 모여서 바이올린, 오카리나, 리코더, 피아노 연주자가 탄생했다.

전체 재학생이 104명인 고골초등학교는 점점 학생이 줄어들고 있다. 1학년부터 6학년 까지 각각 한 학급으로 총 7개(특수학급 1개) 학급이다. 흔히 말하는 미니학교다.

해마다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는 타 학교와는 차별화된 특색사업을 펼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인교육을 위한 ‘Art school' 제도를 운영해 1인 1악기 교육을 통한 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골챔버오케스트라의 창단은 이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서 실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고, 하남시민에게 고골초등학교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창단 반년 만에 지난 20일에는 첫 외부공연이 있었다. 서부농협에서 열린 하남지역 실버산업 총회 식전행사 연주단체로 고골챔버오케스트라가 초청된 것이다.

단원들은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할아버지의 시계’, ‘에델바이스’ 등 동요와 신나는 캐롤 연주를 들려줬다. 학교내에서 하는 행사와는 다르게 긴장도 됐지만 단원들은 열심히 연주했다.

첫 외부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틀 뒤에는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에게 봉사연주를 진행했다. 이틀사이에 외부연주회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단원들 모두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석하은(5학년) 학생은 “많은 관객들 앞에서 하는 연주라 떨리고 설레였지만 뿌듯한 마음이 더 많았다. 내가 다니는 학교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자랑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성민(4학년) 학생은 “매주 금요일마다 연습을 통해 실력이 향상되고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오케스트라 활동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단원을 더 보강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골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고 싶은 곳이 있다면 달려갈 준비가 됐다며 자신감에 차있다.

최희보 교장은 “힘차게 첫 발을 내딛은 고골챔버오케스트라가 지역주민에게 학교를 알리고 재학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단원이 되도록 관심을 가질 것이다 . 하남시민 여러분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yunbal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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