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수막 추정 왕릉 적석총도 흔적없이 사라져

하남시 문화재 발굴 뒷전, 관리 사실상 손 놔

하남시 교산동 일대에 있는 백제 왕궁지로 추정되는 문화유적들이 최근 마구잡이로 훼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동수막에 있는 백제 왕릉으로 추정되는 적석총마저 흔적 없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하남시의 문화재 발굴·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위는 훼손되기 전, 아래는 훼손된 현장)

이 같은 사실은 백제의 첫도읍지이자 왕궁지로 추정되는 교산동 일대를 비롯해 은고개 어둔이골과 동수막 일대의 왕이나 귀족무덤으로 추정되는 적석총까지 수 년에 걸쳐 대대적으로 훼손 된 사실이 최근 (사)백제문화연구회(회장 한종섭)에 의해 확인됐다.

(사)백제문화연구회에 따르면 지난 7월20일 현장 확인결과 교산동 일대에 있는 초기 백제 왕궁지로 알려진 유적·유물인 초석렬 10여개가 사라지며 토목작업으로 파헤쳐 훼손됐다.

특히 교산동 선법사 인근에는 몽촌토성과 유사한 토성이 있었으며 그 토성의 중성부분이 흔적 없이 사라져 훼손 됐는가 하면 이곳에는 물류창고와 주차장이 들어섰다. 현재 물류창고가 들어서 있는 부분은 토성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부분이었으나 잘려나가고 없었다.

또한 동수막 일원에 있는 전방후원분식 적석총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 지금은 흔적조차 없어졌다. 전방후원분식 적석총은 지난 1994년 백제문화연구회 한종섭 회장과 한국고대사연구소 오순제 박사에 의해 조사된 것으로 이곳 역시 훼손된 사실이 최근 확인 됐다.

동수막 적석총은 현재 고구려지역의 압록강변과 임진각변 두 군데에 보존돼 있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초기백제의 역사적 사료로서 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성에서도 중요한 사료로 알려진 것이다.

이밖에 지난 1994년 발견된 은고개 어둔이골의 100기가 넘는 백제 귀족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적석총들도 이후 은고개 도로 확포장공사로 전면 훼손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처럼 하남시에 산재해 있는 초기 백제를 입증할 수 있는 사료들이 하남시의 무관심 속에 훼손이 심각한데도 정작 이를 발굴·조명하고 관리해야 할 하남시는 예산부족의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더욱이 하남시는 최근 들어 곳곳에서 도시 개발계획이 급속도로 추진되면서 이 같은 문화재 발굴·보호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 하남이 백제의 첫도읍지이자 왕궁지에 대한 발굴고증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남은 송파·강동과 더불어 백제 678년 역사 중 온조가 나라를 건립한 초기부터 493년의 한성백제시대 주요무대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교산동은 백제의 첫도읍지이자 왕궁지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돼 이곳에서 출토되는 유적·유물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료들이다. 이 같은 사료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마구잡이로 훼손돼 왔다.

이에 하남시 관계자는 “교산동에 흩어져 있는 상당수 사료들은 문화재로 고증됐거나 확정되지 않아 개인소유로 돼 있어 행정적 관리나 보호를 제대로 못 받고 있다”며 “다만 유적으로 확정 됐거나 유사한 경우는 문화재 지표자료에 올려 개인들의 마구잡이 훼손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필기 기자 news@ehan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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