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초기 LH의 안일행정이 화근 불러

 

당초대로 하자니 선 청약자들 반발 두렵고

이전 계획대로 하자니 풍산지역 주민 두려워

▪ 풍산지역 주민들, 풍산에는 안 돼 반발

▪ A9블록 청약자들, 원상복구는 사기분양

 LH가 하남 미사지구에 설치할 계획인 열원시설 입지를 두고 주민들 간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사진은 이교범 시장 일행이 관계자들을 항의 방문해 따지는 장면)

LH는 미사지구 내 열원시설 설치를 당초 지구 북단인 선동에 계획 했으나 최근 지구 남단인 풍산동에 이전 설치하기로 변경하자 이 사실을 안 풍산지역 주민들이 풍산동에는 절대 안된다며 혐오시설 입지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더군다나 이전 계획한 열원시설은 당초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로 계획되자 풍산지역 주민들이 서명운동까지 전개하며 절대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덩달아 하남시와 시의회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라며 시행자인 LH와 사업자인 코원에너지서비스를 잇달아 방문 항의했다.

하지만 문제는 열원시설 입지가 풍산지역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심각성을 더한다. 당초 계획부지인 선동지역 A9블록이 지난해 12월 74~84㎡의 보금자리주택 712가구를 이미 분양 했고, 청약자들은 열원시설이 지구 남단으로 이전 한다는 공고를 보고 청약에 응했다.

이들은 만약 열원시설이 또 다시 당초대로 선동에 설치된다면 LH가 분양공고와 다른 분양으로 ‘사기분양’이라 주장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A9블록 입주예정자들과 풍산동 주민들은 서로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반된 입장이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결국 LH의 안일한 행정이 화근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LH는 사업초기 강동구와 협의도 하지 않고 강동열병합발전소 인근인 선동에 보조시설 형태로 설치해 미사지구에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이후 강동구의 부정적 입장으로 어쩔 수 없이 풍산동에 본 시설을 계획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LH는 열원시설을 풍산동에 설치한다는 내용으로 A9블록을 분양했고 청약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분양받았기에 선동으로의 원상복구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를 낳고 있다.

LH 강성식 부사장은 항의 방문한 하남시장과 시의회 일행에게 “사업초기 강동구와의 협의과정에서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 가능성 타진을 먼저 했어야 했다”며 “업체(코원에너지)와의 진행이 치밀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LH의 착오를 인정한 셈이다.

강 부사장은 또 “현재의 주민들 입장만 보기 보다는 향후 입주하게 될 분들도 하남시민이라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이해성 해명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으로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가 관건이다. 미사지구 어디든 들어와야 할 시설이지만 LH의 안일한 행정으로 인해 시민 간 갈등만 부추긴 꼴이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입장이다. 당초대로 선동에 설치하느냐 변경된 풍산동에 하느냐의 해법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양측 주민간 입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박필기 기자 news@ehan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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