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문화·예술인>…서양화 김용옥 화가

섬세한 디테일과 사실감 있는 색채로 작품 그려

현대미술계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극사실주의 (Hyper-Realism) 회화다. 극사실주의 미술은 세부적인 면에서 흔히 사진과 비교되며, 1960년대 중반 미국에서 시작돼 1970년대부터 국내 화단에도 등장했다.


하남미협에도 극사실주의 회화에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은 화가가 있다. 바로 김용옥(42) 화가다.


김용옥 화가의 작품 ‘生-’ 시리즈는 물감과 붓으로 그린 그림이라기 보다는 실사를 촬영한 사진에 가깝다. 오히려 실사사진보다 더 정교하고 실감나는 그의 작품은 ‘트롱프뢰유(trompe-loeil)’에 비교할 만하다.


트롱프뢰유는 현실인 것처럼 느껴지는 일종의 착시 그림이다. 김 화가의 작품은 의도적인 트롱프뢰유는 아니지만 섬세한 디테일과 사실감 있는 색채로 착시효과를 나타내기에 충분하다. 비록 2차원 평면이지만 그의 그림은 3차원 입체물과 같은 생동감을 준다. 그것은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석고 데생부터 튼튼한 기본기를 다져온 결과다. ( 사진은 작품 ‘김구’ )


김용옥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화가다. 아니 오히려 변화의 한복판에 자신을 던짐으로써 그 스스로 작품에 녹아들어 존재를 증명해낸다. 그는 예술과 생활이라는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부단한 노력과 실험을 통해 화가로서의 길을 개척하며 순수예술과 현대회화의 기점을 넘나들고 있다.


그의 작품은 비현실적인 소재나 과장된 주제를 다루는 법이 없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나무, 집, 정물과 인물 등 모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고 겪은 경험의 영역으로부터 출발해 캔버스에서 새롭게 재창조된다.


화폭에 담긴 풍경은 평화로운 농촌이나 세월의 더께가 느껴지는 수변 공간이기도하고, 그의 작업실에 놓인 작은 정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 화가가 궁극적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것은 언제나 삶의 숨결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비록 한발 물러서 있지만 우리 삶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어느 정도 소외된 공간, 이를테면 허름한 단층집 옥상 풍경이라든가 우리네 인생처럼 복잡하기 그지없는 전선줄 가득 꼬인 골목길이기도 하다.


그가 번잡한 도회지 한복판을 마다하고 하남에 둥지를 튼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김 화가에게 하남은 소위 인간 냄새가 배어있는 도시이자 목가적인 풍경이 주변을 감싸고 있어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다. 그에게 하남은 제2의 고향이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한 번도 하남을 벗어나지 않고 하남의 문화 예술계에 꾸준한 참여를 보여 왔다.


이러한 참여의식은 “예술 역시 현실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김 화가의 지론 때문이다. 그는 “하남은 비록 소규모 도시이지만 예술적 성장 가능성이 어느 지역보다 높고 활동하는 작가들의 열의도 타 지역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높다”며 무한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현재 김용옥 화가는 하남미술협회 사무국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하남 지역 예술인들이 좀 더 나은 여건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관계망을 형성하는 업무와, 여러 기관과의 조율을 통해 현실적인 장벽들을 개선하기 위한 업무에 열심이다.


◆김용옥 화가 약력

1969년 전주 태생. 개인전 4회 아트페어 3회, 한국미술협회, 21c ICAA, 한국자연동인회, 문화센터 강사, 하남미협 사무국장, http://blog.daum.net/go10023


김지영 기자 yunbal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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