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토문화재 가정집 장독대로 사용’ 방치돼

한성백제 도읍지로 주장하는 춘궁동 발굴해야

송파는 풍납토성이

백제왕도이자 중심지 강조

자기지역 역사로 기정사실 주장.


하남은 많은 사학자들이

백제의 도읍지 주장에도 불구

예산 한 푼 배정 안 해 발굴 뒷전


하남이 한성백제 도읍지로 초기 백제문화의 중심지로 주목받아 온 가운데 최근  송파구가 풍납토성이 백제의 왕도라며 백제문화의 중심지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하남시는 백제문화 중심지의 도읍지이면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매장문화 발굴조명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이성산성 발굴 모습)


특히 이 같은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하남시는 올해에도 백제의 도읍지이자 왕도로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매장문화 발굴에 예산 한 푼 배정하지 않아 ‘백제역사 되찾기’를 등한시 하고 있다.


지난해 하남문화원이 주관한 특강에서 하남이 ‘잃어버린 백제의 첫 도읍지’라는 책을 펴며 하남이 한성백제의 하남위례성임을 주장해온 이희진·강찬석 씨는 “한국역사에 있어서 백제라는 나라의 비중은 상당히 중요하다”며 “일본이 당시 고구려에 맞대응한 나라는 오로지 일본이며 일본이 역사의 주인공임을 주장하고 있는 측면에서, 백제가 정확히 조명되면 그런 주장은 없을 것”이라며 백제의 국제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 같은 주장의 중심에 하남이 있으며 백제의 첫도읍지 하남위례성이 송파구의 몽촌토성이나  풍납토성이 아닌 하남시의 이성산이 있는 춘궁동이라는 주장을 펼쳐 주목을 받아왔다.


이희진 항공대학교교수는 “지금 서울은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며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발굴에서 나온 문화재를 전시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이곳이 한성백제의 터전이자 왕도임을 강조하고 있어 언제가는 국제적 망신을 당할 것이다”고 일침 했다.


강찬석 문화유산연대대표(건축가)도 “하남이 건축학적 분석에서도 잃어버린 백제의 첫 도읍지가 분명하다고 논증한다”며 “그 증거물인 천왕사 심초석의 발굴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 대표는 백제의 첫 도읍지인 하남이 송파에 밀려나는 데는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적과 유물이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층의 취향과 이익에 맞는 것들만 보존되는 고대사학계의 현실을 꼬집는다”고 말해 기존의 역사학계의 이해득실에 의해 평가되는 실정을 정면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강 대표의 주장과 같이 많은 사학자들이 하남은 오래전부터 한성백제의 도읍지였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정작 하남시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적유물 발굴과 고증에 뒷짐을 져 왔다.


하남이 한성백제의 도읍지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인 천왕사지 대형목탑 심초석의 경우 아직도 춘궁동 일대 논밭에 방치돼 있으며 심지어 보물 제332호 광주철불 좌대로 추측되는 석조물이 한 가정의 장독대 받침으로 방치되고 있는가 하면 수많은 초석들이 민가 정원석으로 사용되고 있다.


천왕사 심초석은 지름이 무려 205cm로 이는 경주의 황룡사 목탑보다도 더 크거나 또는 필적하는 규모로 한국 최초의 목탑이자 최대의 도읍지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발굴고증의 중요함과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천왕사 심초석이 고증되면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발굴에서 보여준 왕도로서의 건물에 쓰여 진 제대로 된 주춧돌조차 없는 송파의 도읍지 주장은 잘못된 주장임이 증명돼 하남이 백제의 첫 도읍지로 완벽하게 인정되는 중요한 단서중 하나이다.


이 같은 매장문화재 발굴고증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하남시는 올해에도 문화재 발굴에 예산 한 푼 배정하지 않아 문화재발굴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다.


이에 대해 하남문화원 관계자는 “한성백제 도읍지인 춘궁동을 하루속히 발굴해 우리 하남의 역사를 바로 찾아야 한다”며 “예산을 배정해 하남시가 하남의 역사 찾기에 적극 나서서 하남시민의 자존심을 살려야한다”고 말했다.


박필기 기자 news@ehan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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