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칼럼>… 본지 고문

 이교범 시장은 구랍 28일 하남시의회와 감북지구대책위가 공동 개최한 기자회견장에서 "사전협의와 의견수렴 절차없이 정부의 일방적인 통보에 따라 보금자리지구가 지정됐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한나라당 시·도의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들은 국토부와 경기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고, 문서를 통해 "감북보금자리지구는 보금자리로 지정되기 전인 이미 지난 10월부터 경기도 및 하남시가 문서를 통해 지자체 의견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공람 전 경기도와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며 "협의과정에서 경기도가 반대의견을 내놓지 않아 하남시도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하남시의 의견을 받아 지난 11월3일 문서를 통해 국토부에 하남시의 의견을 전달했다"면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진행했기 때문에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쯤되자 이교범 시장의 기자회견장 답변은 자동으로 거짓말이 돼 버렸다. 그렇다면 이 시장은 시민들을 상대로 한 공식 석상에서 진짜 거짓말을 했을까. 여기서 하남시의 말을 들어 보자.


결론부터 살펴보면 '감북보금자리는 일방적 추진이 맞다'는 것이다. 하남시는 보금자리주택건설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해 국토해양부장관의 법률상 협의 당사자인 경기도지사에게 의견을 제출한 적은 있으나, 국토해양부와 직접적인 협의를 한 바 없다고 했다. 이는 곧 협의와 의견제시는 엄연히 다른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하남시는 '기한내 의견 제출이 없는 경우 협의를 마친 것으로 본다'는 관계규정에 따라 대규모 신도시급 지구지정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제출한 바 있고, 사업추진 시에는 하남시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국토해양부는 단 한건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하남시는 "구랍 20일과 28일 지구지정을 잇따라 반대한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틀 후인 30일에 지구지정을 강행한 것은 국토해양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단적인 예"라고 반박했다.


◇ 싸우지 말고 대화해라


의원들의 주장과 하남시의 해명은 서로 극을 달리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언론은 진실공방이라고 표현했다. 어찌보면 의원들의 주장도 맞고, 하남시의 해명도 명분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의원들은 '하남시장이 사전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주된 펙트이다.


이 때문에 의원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 시장이나 하남시측이 제시한 해명도 그럴듯하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진실을 달리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많은 시민들은 진실공방을 떠나 과연 어떤 일이 시 이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이 사건은 연일 메스컴을 타면서 이교범 시장은 적지 않은 시시비비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것이 시정부담으로 연결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이다. 의원들도 쓸데없는 정치적 공세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필요하면 의회를 통해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 더 이상 내분으로 비쳐져서는 이로울게 없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지구지정 철회를 위해 하남시와 의회, 대책위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실 이제까지 보금자리사업이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철회된 곳이 한 곳도 없다. 정부와의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해졌다.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그 에너지를 정부와의 싸움에 써라'.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더 소통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라' 의원들과 이 시장은 시민들의 간곡한 이 메시지를 간과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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