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문화·예술인…한국화 화가 김창래 씨

 청계천 명물 정조반차도 제작, 관광방문 코스로 유명

 김창래 화가의 최근작 ‘기억으로부터’를 보면 어쩜 이리도 고운 색깔의 물감으로 캔버스를 채웠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그의 캔버스를 채운 것은 물감이 아니라 흙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면 모두들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혹자는 정말 흙이 맞나 재차 되물어 김창래 화가가 당혹한 순간도 여러번 겪었을 것이다.


 그는 “흙색은 화학적으로도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변색될 우려도 없고 피부색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준다.”고 말했다.


김창래 화가는 색을 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닌다. 색을 구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림의 소재를 찾기 위해서도 발품팔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게 돌아다니며 흑토, 백토, 운모, 장석 등 색을 낼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수집한다. 심지어는 조개껍질도 색을 구현해내는 재료로 쓴다. 이렇게 수집한 재료를 굽거나 볶은 뒤 정성껏 갈아 가루를 내 일정기간의 정제작업을 거쳐 비로소 천연의 색을 얻어낸다.


인고의 시간을 거친 자연의 색은 캔버스 위에서 한 점 부끄럼 없이 세상을 향유하는 그림으로 탄생하게 된다.


대학 강의와 작품 활동하기도 벅찬데 일부러 시간을 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그에게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친다.


그는 “매주 산행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건강을 챙기지 못하면 강의와 작품 활동 모두 힘들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철저한 자기관리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김창래 화가는 자신의 주 분야인 한국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술 분야를 섭렵한 팔방미인이다.


색의 재료를 얻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도자공예를 접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한동안은 도자공예를 취미로 삼았다.


가장 고전에 충실한 그의 작품은 이미 미술계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고구려 고분벽화를 통해 흙의 색감을 터득한 그의 작품세계는 청계천 8경중 제3경이라 일컫는 정조반차도에서 그 빛을 발한다.


청계천의 명물인 정조반차도는 김창래 화가와 도예가 이헌정 작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한국화의 진면목을 가장 잘 아는 그가 벽화로 재현한 정조반차도는 지금도 청계천을 관광하는 사람들에게 필수 방문코스로 손꼽히고 있다.


하남에서 태어나 평생을 하남과 함께 살아온 그는 활발한 활동을 통해 하남의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십수년 전 활동했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하남의 문화예술 분야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행정가, 예술가 모두 조화를 이루며 서로 돕는 관계가 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어느 한 계층이 유별나게 잘 돼서 부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 행정에 몸담은 사람, 언론사, 예술가 모두 조화를 이루며 서로 상생의 관계가 돼야한다. 공허하고 피폐한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는 예술이 가장 좋은 치료제다”라고 말했다.


◆김창래 화가 약력

△1959년 하남태생 △한국미술협회, 하남미술협회 정회원 △강릉대 겸임교수 및 경상대학교 강사 △삼척대, 전남대, 울산대학교 강사 역임 △개인전 15회(세종문화예술회관, 예술의 전당, 백송화랑 외) △초대전 및 국제전, 단체전 등 200여회 전시.


김지영 기자 yunbal2000@hanmail.net


저작권자 © 하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