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에 토지보상채권 지급, 금융권 보상금 유치에 전력

 5조원 대의 하남 토지보상 시장이 열린다. 보금자리 주택사업을 위한 하남미사지구가 해당지역으로 보상금이 대거 풀려 금융자금을 유치하려는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부는 미사지구 토지보상을 위한 원주민 파악을 마친 뒤 대상 토지의 감정평가를 벌이고 있다. 다음 달 중순부터 토지보상 공고를 실시하고 등기 이전 등의 절차를 밟으면 12월 중순 이후부터 토지보상금 지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토지보상은 5년 만기 채권(토지보상채권)을 받거나 보상이 이뤄진 시점부터 6개월 뒤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토지보상 규모나 발행 금리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과거 사례로 추산해보면 하남 미사지구의 토지보상금액은 5조원 안팎 수준으로 추정된다. 연초 인천 검단신도시의 토지보상금액 4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금융권은 하남 미사지구는 토지보상금이 금융상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상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의 자금난 우려로 6개월 뒤 토지보상금을 현금으로 받기보다 곧바로 토지보상채권으로 받은 뒤 증권사에 팔아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보상금 대신 다른 땅을 받는 대토(代土)를 신청하거나 땅을 담보로 인근 부동산을 매입하는 케이스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원주민들이 토지보상을 채권으로 받을 가능성이 70~80% 이상이라고 진단한다. 이 때문에 채권 할인율이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채권을 매입해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증권업계가 가장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농지가 많은 지리적인 특성상 농협의 후광을 얻는 NH투자증권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토지보상채권 계좌 유치 실적은 평택 고덕신도시의 경우 전체의 50% 가량에 달했고 인천검단신도시는 37%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보상설명회도 가졌다.    


NH투자증권 마케팅 한 관계자는 “최근 하남농협과 공동으로 실시한 토지보상 설명회에 1500명 가량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폭발적 이었다”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열면서 밀착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보상이 본격화되면 현금화된 자산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 보험권도 속속 미사지구에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봐도 토지보상금의 상당 부분은 예적금으로 흘러간다. 이 경우도 미사지구가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는 만큼 지역 밀착형인 농협 및 농협보험이 경쟁에서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필기 기자 news@ehan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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