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이재훈 교수/동서신의학병원 관절류마티스센터 정형외과

 외래나 응급실을 통해 문에 손가락이 끼여 손가락 끝이 절단된다든지 손톱 손상과 함께 골절이 동반된 환자를 흔히 보게 됩니다. 어린이의 경우 손가락 끝의 손상 시 수지의 길이를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절단된 손가락을 재접합하거나 결손된 수지 끝을 재건해 주어야 합니다. 손가락 끝의 절단상을 재접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첨부의 혈관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손가락 끝의 혈관의 직경은 0.5mm 이하입니다. 1960년대부터 현미경을 이용한 재접합술이 시도되면서 미세수술 술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달하여 현재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11/0 nylon)을 사용하여 0.5mm 이하의 혈관도 연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 혈관 문합술은 현재 다양한 조직의 이식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정형외과 영역에서는 절단의 재접합, 개방성 골절이나 종양의 광범위 절제술 후에 발생한 연부 조직 결손의 재건, 당뇨족의 재건 등 많은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 교실은 1970년대 유명철 교수님께서 대퇴부 절단 환자의 재접합술을 성공한 이래 대한민국의 미세수술을 선도하였습니다. 이 후 정덕환 교수님, 한정수 교수님으로 이어지는 탁월한 미세 수술 술기와 아이디어를 가지신 교수님들에 의해 더욱 명성을 떨치게 되었으며 현재 국외, 국내에서 많은 논문과 발표를 하고 계십니다. 동서신의학 병원이 개원한 이래 많은 현미경적 미세수술이 이루어져 왔으며, 특히 전외측 대퇴부 천공지 피판술(anterolateral thigh perforator flap)은 타 대학 병원에 가르침을 주고 있을정도로 많은 증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현재 개방성 골절 환자로 피부의 결손이 있고 피부 결손이 해결되지 않으면 개방성 골절을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이 타 병원에서 전원되어 오고 있을 정도로 미세수술 분야에서는 나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세수술 대상 환자가 산업재해 환자가 많기 때문에 본원에 산재 환자를 수용할 수 있으면서부터 산업 재해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요즈음 젊은 의사들이 수련이 편하고 사회에 진출하였을 때 수익이 많은 분야를 선호하고 있어 응급 수술이 많아 피곤하고 수익은 별로 되지 않은 미세수술을 담당하고자 하는 의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미세수술을 담당하는 의사가 없다면 정형외과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은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세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는 외과의사 사이에서는 최후의 보루로 생각되어지고 있습니다. 미세수술을 담당하는 의사가 그 병원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고 난이도 수술이 가능한가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미세수술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다른 의사가 할 수 없는 분야를 하는 것이고 다른 의사로 대치할 수없는 분야입니다. 인공관절 수술, 척추 수술 등은 실력이 모자랄 뿐이지 정형외과 의사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세수술은 이 분야로 수련을 받지 않는다면 절대 시행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공 관절 수술은 해놓으면 결과가 어떨지 모르지만 인공 관절은 되어 있지만 미세수술이 실패하면 얻는 것은 전혀 없고 다른 부위에 상처만 더 남기게 되기 때문에 쉽사리 하기가 어렵습니다. 미세수술을 담당하는 외과의의 자부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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