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0월31일 개관 2주년-조재영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놀이문화 스스로 창조할 수 있도록 청소년에게 열린 마음 필요해”

조재영(38·사진) 청소년 문화의집 관장은 ‘청소년 같은 청소년 지도사’이다.


그 자신이 청소년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성장했고,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에 참여하는 동안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는 한국 청소년 연맹과 청소년 수련관 등 여러 기관에서 청소년 수련 프로그램을 맡아서 활동하던 중, 하남시 청소년 문화의 집(덕풍2동 주민센터 3층)이 건립되면서 관장으로 취임했다.


처음엔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과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가족들을 위한 주말 체험 활동 등으로 ‘문화의 집’ 자리매김을 굳건히 세웠다. 이 일에 열정을 갖고 활동한 조재영 관장은 2009 전국 청소년 모범 지도자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10월 31일은 청소년 문화의 집이 개관 2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하남 지역에 청소년을 위한 놀이문화 공간이 공식적인 명칭과 공개적인 자리로 설립된 지 2년이 된 것이다.

개관 2주년 기념 행사를 앞두고 바쁜 일정 속의 조재영 관장을 만났다.


-2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사람들이 이곳에 이런 공간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팀장이 찾아다니며 문화의 집을 홍보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참여 프로그램도 활성화 시켰다. 그러다보니 이젠 스스로 찾아오는 청소년들도 많아지고, 부모님들의 인식도 좋아져서 이곳에 자녀를 맡기고 직장일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청소년 스스로가 이곳이 자신들을 위한 공간임을 알고,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알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이다.”


-청소년 문화의 집은 어떤 곳인지.

“청소년을 보호 육성하는 곳이 아니다. 청소년 스스로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청소년들을 대하는 자세도 훈육의 자세가 아닌,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에 대한 동기 유발을 알아가는 자세로 임한다.”


-지금도 청소년 학과를 공부하고 있다.

“이미 청소년학과를 전공했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으나 이론과 현장은 다를 수 있다. 일을 지내고 난 다음에 깨닫는다.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요즘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를 어떻게 보는지.

“B-Boy에 대한 시각이 처음에는 부정적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커다란 문화적 컨텐츠를 만들었다. 코스프레는 왜색문화를 따라하는 것으로 부정적으로 비쳐졌지만, 지금은 그것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 내지는 문화 창조의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발전했다. 요즘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가 100% 좋다, 잘했다는 말로 설명될 수 없지만, 부모나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의 활동을 새로운 문화창조의 방향으로 키워주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 자신도 보수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겠다’는 깨우침을 얻는다.”


-문화의 집에서 만난 기억에 남는 사례의 청소년이 있다면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있었다. 학교를 통해 청소년 운영위원회 활동을 소개받고 찾아온  학생이었는데, 아주 적극적으로 활동을 했다. 나중에야 그 학생이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다는 것과 그 아버지마저 몇 달에 한번 집에 와서 그동안 혼자 생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후에는 집도 채무자에게 넘어가서 갈 곳이 없었다. 그 학생이 탈선하지 않고 문화의 집에 찾아와 의지하며 청소년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는 게 너무 고마웠다. 이곳이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문화의 집이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은 하남 지역 청소년이 어떤 욕구를 갖고 있는지 조사해서 통계 자료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애딘버러 포상 제도 운영 기관으로 선정되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하남지역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많은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한 10시 이후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쉼터’의 기능이 있었으면 한다. 위기 청소년들을 향해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재옥 기자 eunice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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