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예술·문학인(6)…소프라노 유미자

 하남시 하산곡 태생인 유미자(하남 국제오페라단 단장/한국음악협회 하남시 지부장) 단장은 어려서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시간만 나면 동네 뒷산에 올라 목청껏 노래를 부른 날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이런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유 단장은 “산에서 노래를 부르면 동네 사람들이 미쳤다고 수군거리기 일쑤였다. 중학생 때는 친구들을 모아놓고 리사이틀을 할 정도로 노래를 즐겼다.”고 말한다.

이렇게 남다른 목소리를 가진 유 단장은 지인의 권유로 성악을 전공하게 됐다. 유 단장은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하고 안양 시립합창단 수석단원을 역임했다. 프리마돈나의 꿈을 키우며 열심히 노래를 불렀지만 집안의 반대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육아에 전념했지만 잠재돼 있는 끼는 그녀를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굳은 마음으로 유학을 결심하고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35세에 이태리로 홀연히 떠났다. 이후 이태리 루이지 보케리니 시립 음악원과 아이다 아카데미와 아이아르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며 열심히 자신을 연마했다.


내로라하는 유명한 성악가를 길러낸 교수가 “이런 재능 있는 사람이 왜 이제야 왔냐.”는 말을 했을 때는 더 일찍 공부를 시작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기도 했다. 유 단장은 “35세라는 나이가 걸림돌이 될 줄은 몰랐다. 나이 때문에 받아줄 수 없다는 학교와 싸움도 하며 학업의 의지를 불태웠다. 내가 가진 것은 실력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유 단장은 화려한 프로필을 자랑한다. 러시아 볼쇼이 합창단 협연, 이태리 푸치니 페스티발, 아델라이데 첼로 4중주 협연, 러시아 국립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쳤다.


또한 KBS 열린음악회, MBC 가곡의 밤, 부천영화제 개막식 콘서트, 한전아츠풀 초청 독창회, 광복 60주년 기념 독창회, 다수의 오페라 공연 주역 등 매년 1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며 매회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한다. 특히 유 단장은 한국가곡을 가장 맛깔스럽게 표현하는 가수로 정평이 나있다.


유 단장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풍성한 성량은 듣는 이의 귀를 풍요롭게 한다. 그녀의 음색은 밝고 경쾌하며 발랄하지만 때론 감미롭고 서정적인 목소리의 소유자다.


그래서인지 유독 유 단장은 골수팬이 많다. 유 단장은 팬 카페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글을 남기면 꼬박꼬박 답글을 달아준다.


한국음악협회 하남시지부장을 맡고 있기도 한 유 단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여러가지 여건상 고향인 하남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순수하게 예술을 하기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클래식 음악의 불모지인 하남에 음악협회를 창립하고 주위 지인들과 지역문화 발전에 작은 힘이나마 보탰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실천하기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하남에서 많은 주민을 앞에 두고 노래를 원 없이 부르는 날이 올 것이다.”


자신의 고향인 하남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유 단장이 그녀의 말처럼 하남에서 원 없이 노래를 부르는 날이 속히 오길 기대한다.


김지영 기자 yunbal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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