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행정 독립성 중립 위해 정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말아야

 “생활체육의 활성화, 국가대표선수들의 경기력 강화, 스포츠 폭력의 근절 등 한국체육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기구가 우리나라 체육행정을 주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한체육회법’이 제정돼야 합니다. 현재 법안을 준비중인데 올 상반기 안에 법안을 발의해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계올림픽 종목인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와 총감독을 역임한 이 용(43 · 국민의힘 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위원이 3월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405호 대한언론인회 사무실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의원은 이날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 하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하남신문과 가진 ‘도쿄올림픽 전망과 과제’와 관련한 단독인터뷰에서 “정부는 체육을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부가 체육행정 관여하면 IOC 제재받아”

-대한체육회법 제정을 위한 법안 발의를 준비중인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작년 여름 스포츠 폭력을 못 이겨 극단적 선택을 한 최숙현 선수의 비극을 막기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 혁신위원회의 위원장이 ‘대한체육회 등 스포츠 관련 단체가 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다. 우리가 컨트롤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한국스포츠도 IOC의 제재를 받겠다는 생각이 들어 체육인들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대한체육회법 제정을 서두르게 됐습니다.”

IOC는 민간 주도의 체육단체 업무에 정부가 간섭할 경우 제재를 가해왔는데 대표적 사례가 인도와 쿠웨이트 정부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회장 선거 개입이다. 이 때문에 인도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쿠웨이트는 2016년 리우하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러시아도 당국이 선수들의 도핑검사에 간여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하지 못했다. 다만 이들 나라의 선수들이 국가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허용했었다. IOC는 전범국이나 인종차별 국가에게도 제재를 가해 일본과 독일이 1948년 런던하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고 인종차별국가인 남아공도 1964년부터 1988년까지 24년간 올림픽에 참가하지못했다.

 

 

국가 공공단체는 대한체육회 자율성 존중해야

-대한체육회법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입법취지는 대한체육회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여 업무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린다면 국가와 공공단체는 대한체육회의 자율성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되며, 대한체육회 회장이 한국체육 발전에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할 경우 이를 반영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하며 대한체육회는 공직선거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인이 당선되게 하거나 당선되지 아니하도록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할 예정입니다. ”

 

“스포츠 폭력은 상호 신뢰회복으로 풀어야”

-작년 최숙현 선수 사건에 이어 최근 배구, 야구, 축구 등에서 과거 학교 폭력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유야 어찌됐건 사제간, 선 후배간의 스포츠계 폭력은 근절돼야 합니다. 10년, 20년 전의 폭력이라고해서 그냥 넘어가면 안됩니다. 이제라도 제대로 규명돼 대가를 치러야 현역 지도자나 선수들도 경계심을 갖고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도자 선수들에 대한 꾸준한 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합니다만 이에 앞서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손찌검은 금물’이라는 인식이 몸에 배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지도자 선수간 상호 신뢰가 중요하고 메달을 따야 대접받는 성적 지상주의가 시정돼야 합니다. ”

 

생활체육 활성화로 스포츠 선진국 도약해야

-우리나라와 해외 스포츠선진국의 체육 여건을 비교한다면...

“해외 선진국의 경우 오후 2시면 학교 수업이 끝나 어린 학생 시절부터 모두가 클럽스포츠에 익숙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수 선수는 학교 수업을 제대로 받으면서 각 지역대표를 거쳐 국가대표로 성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수업은 받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해 결국 국가대표를 거쳐도 취업 등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국회 배현진 의원(국민의힘)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국민 모두가 즐기는 생활 스포츠를 위해 클럽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입법을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전국 17개 시도와 228개 시군구 체육회 회장을 모두 민간인으로 선출했는데 일부 지역의 경우 현직 시도지사, 시군구청장과의 마찰이 있다고 합니다.

”예. 지방자치단체장과 체육회장 사이 협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신규사업을 놓고 알력을 빚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예산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타성에 젖어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데 제도적으로 보완돼야한다고 봅니다.”

 

동 하계올림픽 좋은 성적 기대 어려워

-오는 7월 도쿄 하계올림픽과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거둘 성적을 예상한다면...

“우리나라는 최근 20여 년 이상 동 하계올림픽에서 메달순위 10위안에 들었습니다만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훈련을 하지못한데다 정부 지원도 미흡했습니다. 내년 2월의 동계올림픽도 이제 10개월밖에 남지 않아 준비 기간이 부족합니다. 문체부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4·7 서울 부산 재보선 국민의힘 후보 유리

-끝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이번 4·7 서울, 부산시장 재보선에 대한 입장이나 전망에 대해...

”사실 이번 선거는 서울,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선거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당규에 귀책사유가 있을 때에는 후보를 내지 않기로 돼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공천했습니다. 스포츠로 말하면 경기 규칙을 어긴 것입니다. 유권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부산은 국민의힘 후보가 절대 우위에 있고 서울도 오세훈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이루어지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종세(전 동아일보 체육부장·용인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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