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통령직속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법학박사·감정평가사-김 용 춘

 하남시 홈페이지 왼쪽 상단을 보면, 청정하남이라는 문구가 눈에 뛴다. 10여년 전 하남에 이사를 올때도 청정하남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무엇인지 모르지만 뿌듯함과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하남으로 이사오기를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전국이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하여 고통받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시점에 청정하남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우리나라에 자연재해와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과 두려움이 앞선다.

세계는 지금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빙하가 녹고, 강력한 폭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하여 많은 위기에 처해 있다. UN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기후변화가 전염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며, UN을 비롯한 전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20년 7월 14일 우리나라 정부도 그린뉴딜을 발표하였다.

신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탄소중립을 전세계 각국은 앞다투어 선언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마련하는 중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최근 환경부에서는 지역이 주도하는 도시의 맞춤형 녹색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 대상지 25곳을 선정하고 2020년 12월 28일 이를 공개했다.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은 그린뉴딜 과제 중 ‘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을 위한 대표 사업이며, 도시의 기후‧환경 문제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기후, 물, 대기, 자원순환 등 다양한 환경 분야 사업들을 융‧복합하는 지역 맞춤형 환경개선을 지원한다.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에 선정될 경우 수십억원 이상의 예산이 지원되고 향후 에너지 대전화 시대에 앞서가는 도시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 대상지 25곳에 하남시는 포함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있다.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여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에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하남시가 이러한 중요한 정책사업과 예산 지원 사업에 누락된 것은 하남시의 준비부족과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남은 경기도권역에서도 친환경적이며 문화유산보존이 잘 어울려진 살기 좋은 곳으로 청정지역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사업들에서 하남시가 배제되면서 청정하남의 이미지를 계속 유지해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과거에는 아무런 개발도 하지 않고 자연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친환경적이며 삶의 질이 높다고 생각 했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되고 경제가 발전해 가면서 곳곳에 신도시가 생겨나고 주변환경이 변화고 있는 요즘 과연 무대응으로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는 것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하남은 약 200만평 규모의 하남교산신도시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개발계획 과정에 주민은 철저하게 외면받고 배제되고 있다. 간간히 주민설명회 및 주민과의 간담회를 한다고 하지만 사후약방문식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 후 최후 통첩하는 형식의 구태의연한 모습은 많은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갖게 한다.

최근 하남교산공공주택지구 주민대책위원회에서 이주자택지 및 협의양도인택지 등 단지계획 및 교통계획에 대하여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설명회를 요청하였으나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엇이 무섭고 두려워 사전에 주민의 의견을 듣지 않는지 의문이 생긴다. 하남교산신도시를 유치한 하남시는 이러한 주민의 의견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하여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뒷짐만지고 있는 모양세를 띠고 있다.

기존의 공업도시가 쇠퇴하면서 죽어가는 도시를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수십년간 협력하여 세계적인 친환경도시로 탈바꿈한 스웨덴의 말뫼를 보면,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토지보상이 진행 중인 하남교산 3기신도시는 피수용자인 원주민들에게는 뼈아픈 현실이지만, 구도심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기회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남교산 신도시가 친환경적인 명품도시 및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신도시와 다른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들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에너지 자립도 100%를 목표로 신도시를 계획한다면, RE100 선언을 위한 기업유치 및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남시가 추구하는 청정하남의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그린뉴딜 정책에 발 맞추어 적극적인 실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과거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미개발에 머무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지금은 시대상황에 맞게 또한 세계 기후변화에 맞춰 친환경적인 도시로 성장하기 위하여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하남시민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노력하여 친환경적인 도시로 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남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기대와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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