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남미래발전위원회 운영위원장·이학박사- 최 무 영

 

요즘 여론조사의 홍수에 빠져 살는 듯하다. 정당지지도, 국정수행도, 대선후보 지지도 등에 대한 여론조사는 이제 익숙하지만, 4월 재․보궐선거 여론조사가 가세하면서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여론은 곧 국민의 생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 다수의 생각이라고 해서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닐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계속 바뀌므로 여론은 항상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여론을 무조건 믿고 받아들이기보다, 상호 객관적이며 비판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다수의 국민들이 편향되거나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여론을 조사하는 방법이 잘못되어 실제 국민들의 생각과는 다른 조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한다. 심지어 교묘한 문항 조성 등으로 인한 조작이 의심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그런 불확실할 수도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믿어야 할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에게 많이 노출되고 있는 여론조사기관이 있다. 바로‘리얼미터’와‘한국갤럽’이다. 다른 여론기관도 77곳이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두 기관이 대표성을 띠면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일반적으로 친여성향이 짙은 리얼미터가 한국리서치에 비해 한 걸음 먼저 발표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두 기관의 조사결과가 극명하게 엇갈리기도 한다는 점이다.

2021년 2주 차에 실시된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리얼미터는 국민의힘 31.9%, 민주당 30.7%로 오차범위 내의 서로 비슷한 차이의 야권 우세로 발표하고 있는 반면, 한국갤럽은 민주 34% 국민의힘 23%로 여권이 오차범위 외의 확연한 차이(11%)로 여권 우세를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리서치코리아 등 4개의 조사기관에서도 민주당 34%, 국민의힘 22%로 한국갤럽과 비슷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리얼미터는 윤 총장이 30.4%, 이 지사가 20.3%, 이 대표 14%로 오차범위 외의 현격한 격차로 발표하고 있는 반면,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반대로 이 지사가 23%로 가장 높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윤 총장이 13%, 이 대표가 10%로 조사되었다. 이 또한 1위와 2위는 오차범위 외의 격차를, 2위와 3위는 오차범위 내의 접전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리얼미터는 야권의 우세를, 한국갤럽은 여권의 우세로 나타내는 등 180도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전문가는“업체별 조사 방식, 응답자의 정치 성향과 같은 변수가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분석한다. 또한 조사방법을 리얼미터는 ARS(자동응답) 비중이 크고. 한국갤럽은 조사원이 응답자를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에 따른 차이로 볼 수 있다. 즉, 기계가 조사하느냐, 사람이 조사하느냐에 따라 여론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일설에 의하면 리얼미터가 요즘 친여 유튜버로 연일 문제를 던지고 있는 김어준의 주도로 만들어 졌다고도 하는데, 다른 조사기관에 비해 서로 비슷한 차이지만 유독 야권의 우세를 발표하고 있는 결과를 놓고 인위적 조작이라는 비판도 있다. 김어준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된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을 비롯한 다른 업체 조사와는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RS중심의 리얼미터가 한국갤럽보다 여권이 불리한 조사결과를 내놓는 것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표본 수와 표본오차가 동일한 상황에서의 현상을 놓고 국민들은 혼란스러워한다. 여론조사는 축적된 데이터와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진행하기 때문에 일단 상당한 신뢰성이 있다고 보아야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오류가 생긴다면 여론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일말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

ARS 조사방식이냐, 조사원의 전화 면접 방법이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겠으나, 문제는 리얼미터의 여권에 불리한 조사결과가 신문이나 방송에서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론조사 기관의 장단에 춤을 출 필요가 없지만, 요즘 눈에 띄게 여권이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부각되고 있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왜 지금 시점에서 그들이 야권의 지지율이 높다는 결과를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미처 생각 못 하고 있는 또 다른 심오한 뜻이 담겨있지나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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