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 버스비어가 기증한 것 등 15점 문화재 등록 예정

 하남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한국전 당시의 태극기가 문화재로 정식 등록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6일 하남시에 소장된 태극기 1점을 비롯해 김구 선생 서명문이 새겨진 태극기 등 총 15점을 정부수립 60주년을 기념하여 역사적 가치가 큰 태극기들을 문화재로 등록예고 했다.


 문화재청은 한달 간 공고를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광복절 이전에 문화재로 공식 등록할 예정이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 예고되는 태극기는 하남역사박물관(미 해병대원 비스비어 기증 태극기)와 독립기념관(김구 선생 서명문 태극기 등 11점)과, 국립중앙박물관(데니 태극기), 동덕여대박물관(동덕여자의숙 태극기), 국회헌정기념관(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게양 태극기) 등 국내 5개 기관이 소장한 15점이다.


 특히 하남시 하남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태극기는 한국전쟁 당시를 되돌아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문화재로 등록될 예정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태극기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수복 시가전을 벌이던 중 트럭을 몰던 미군에게 한국 사람이 미군에 전달한 것으로 버스비어(A.W. Busbea)씨는 한국전쟁 동안 군용트럭에 달고 다니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전투현장을 함께 누벼온 태극기로 알려져 있다.


 이 태극기는 1952~1953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증되고 있으며 가로 85cm, 세로 67.5cm의 합성섬유에 채색된 태극기다.


 전쟁 종결과 함께 50년 이상 소장한 태극기를 비스비어씨는 지난 2005년 11월12일 하남시의 자매도시인 미국 알칸소주 리틀락시의 맥아더 공원에서 한국전쟁기념광장 기공식이 있던날 하남시에 기증, 하남역사박물관에서 소장해 온 태극기다.


 한국전 당시 25세의 나이에 해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1950년 9월경 인천상륙작전으로 서울 수복을 위해 미군을 비롯한 한국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였다.


 서울 수복을 위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버스비어씨가 트럭을 몰고 있었고, 탄알이 머리위로 빗발치는 위험한 상황에서 어느 한 용감한 시민이 빌딩에서 나오더니 갑자기 트럭으로 뛰어 들어와 그에게 태극기를 건네줬다. 그는 트럭에 꽂혀있던 성조기를 내리고 그 자리에 태극기를 달았다고 한다. 이것이 그가 태극기를 소장하게 된 배경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 문화재청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끌던 김구선생이 1941년 벨기에 출신의 매우사 신부에게 준 것으로 미국에서 이를 수집한 안창호 선생의 유족들이 지난 1985년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김구서명문 태극기’, 고종황제가 그의 미국인 외교고문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데니태극기’, 이승만 대통령이 1942년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한국독립 만찬파티를 열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게양 태극기', 조선말 의병장 고광순이 사용한 '불원복(不遠復) 태극기', 3.1운동 때 태극기를 대량으로 찍어냈던 태극기 목판도 등록 예고됐다.


 이밖에 독립운동가 남상락이 만든 '남상락 자수 태극기',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등 15점이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한편 하남시는 지난달 26일 버스비어(83)씨를 공식 초청해 기증의 고마움을 표하고 양국간 신의와 우의를 한층 돈독히 다짐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필기 기자 news@ehan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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