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학자 심정보 교수 논문 발표

 하남이성산성이 백제의 도읍이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성곽고고학 전문가이자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을 역임한 심정보 교수(한밭대학교 명예교수)가 이성산성은 백제가 초축한 ‘백제산성’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한강유역에 위치하는 삼국시대의 산성 가운데에서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하남이성산성(사적 제422호)은 지정학적인 위치상 백제도성을 방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백제산성이라는 의견과 신라가 한강유역을 차지하면서 구축한 신라성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왔었다.

이성산성은 1989년에 고고학 조사가 시작된 이래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누가 만들고 운영했는지에 대해 학계에서는 지금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심정보 교수의 논문을 통해 하남 이성산성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정보 교수는 이번 논문을 통해 2017년도에 한양대학교박물관에서 진행한 하남 이성산성 서문지에 대한 발굴결과를 분석, 이성산성이 4세기경 백제의 근초고왕이 일시적으로 천도했던 한성(漢城)이며, 고구려의 광개토왕과 장수왕이 백제의 국성(國城)이었던 이성산성을 함락시키고 고구려식으로 재건축해 사용하다가 마지막으로는 552년에 신라의 진흥왕에게 점령되어 신라식으로 개축한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심 교수는 이성산성이 한성백제시기에 축성한 것으로 알려진 양천고성, 설봉산성, 설성산성 등과 유사점을 보이며, 이성산성 서문지 개구부 1차문지와 2차 성벽의 평면형태가 고구려의 환도산성과 비슷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어 백제에서 초축하여 운영한 후 고구려 남침 후 2차 성벽을 개축해 사용했다고 보았다.

또한, 남문 저수지에서 한성백제시기 토기편이 출토되고 그 상부에서 고구려 유물과 신라․통일신라 토기들이 출토되고 있어, 이성산성의 운영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결론적으로 하남 이성산성은 백제가 초축한 “백제산성”이라고 결론지었다.

심정보 교수의 논문은 하남역사박물관이 펴낸 <하남 역사 총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남 역사 총서>에는 심 교수의 논문 이외에도 2018년에 한국성곽학회에서 실시한 이성산성에 대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전문학자들의 논문 7편이 같이 수록되어 있어, 이성산성에 대한 다양한 학술적 의견을 같이 살필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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