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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걷기

칼럼/최종윤- 더불어민주당 하남지역위원회 위원장
뉴스일자: 2019-08-09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될까. 대부분의 상상은 현실이 되지 못하지만 상상조차 안 하면 결코 현실이 되는 일은 없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월터의 상상은 대부분 망상이지만 월터는 결국 상상보다 더한 모험을 겪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상상을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에 닥친 마지막 미션을 해결키 위해 끝까지 노력한 덕택이다.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은 무엇일까. 플라톤은 국가The Republic에서 우리가 지하 동굴에 갇혀 있는 죄수라고 말한다. 죄수들의 등 뒤에는 횃불이 타고 있고, 그들은 묶여 있기 때문에 동굴벽에 비친 그림자만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의 그림자만 보고 있을 뿐 실재 세상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플라톤의 그림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실재라고 간주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상 가상일지도 모르며, 실재계는 오히려 매우 다른 어떤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죄수의 삶이냐, 해방의 삶이냐. 이같은 동굴 이야기의 해석 중에 하나는 사물이 우리에게 보이는 방식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의심하고 사고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즉 통념과 상식적인 믿음들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라는 해석이다. 새로운 상상의 세계를 펼치기 위해서는 동굴에서 기어 나와야 한다.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매트릭스>가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극단적 예이다. 인간은 실제 현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메시아인 네오가 인간을 구원하기까지 기계문명이 제공하는 시뮬레이션 안에 갇혀 살아간다.
 
영화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이는 국가와 국민의 관계에서 개인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단면이기도 하다. 국민 스스로 만든 법과 제도를 지키며 사는 게 마땅하나 낡은 법과 제도는 뜯어고쳐야 한다. 예컨대 법과 제도가 개인의 이익과 충돌하거나 자유를 침해하거나 권리를 제한할 때이다. 하지만 이념과 지역의 동굴에 갇히거나, 정파적 당파적 동굴에 갇히는 등 어떤 동굴에 갇혀버리면 우린 문제를 제대로 볼 수도 없을 뿐더러 해결키 위한 상상도 할 수 없다. 자유로운 개인 스스로가 새로운 상상력의 여지를 버리고 동굴로 들어가는 꼴이다.
 
3년 전 시작한 이인영 원대대표의 민통선 횡단은 단순한 국토대장정이 아니다. 당시 자기 홍보를 위한 일회성 이벤트라든가 동북아의 긴장과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철부지 행동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올해 세 번째 여정에 대해 또다시 한국당은 대변인의 입을 빌려 한가하게 걷기행사가 할 때가 아니라고 이 대표의 통일걷기를 폄훼했다.
 
이는 국민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실천을 보여줘야 하는 정치인의 책무에 대한 무지의 결과이다. 이 대표는 이제까지 긴장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민통선이 민족통일선이 되어 화해와 평화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고 새로운 상상을 펼친 것이다. 이를 실천키 위한 노력이 통일걷기이다. DMZ가 문을 열면 세계인들이 곳곳에서 방문하는 산티아고의 순례길이나, 제주의 올레길처럼 새로운 평화의 길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DMZ에 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한 주장도 이 대표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 4·27 판문점 선언을 시작으로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 마침내 판문점에서 남북미 세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을 거치며 세계인에게 냉전의 산물로 마지막 남은 분단선은 화해와 평화의 상징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이같은 평화를 위한 새로운 상상력의 날개와 노력을 그쳐서는 안 된다.
 
스티븐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 연설에서 대학 자퇴 후에 관심 없던 필수과목들을 그만두고 더 흥미 있는 강의만 골라 들었고 말한다. 특히 리드대학에서 서체교육을 제공했는데 여러 서체에 그는 완전히 매료됐다. 과학적으로 도저히 분석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유서 깊고, 예술적으로 미묘한 것이었는데 이중 어느 하나도 인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10년 후, 첫 번째 매킨토시를 구상할 때 잡스에게 이 경험이 되살아났고, 이는 매킨토시, 맥을 복제한 윈도우 서체의 근간이 됐다.
 
쓸모없고 의미 없고 이벤트라 치부되는 이 대표의 통일걷기를 함께 기획했고 3년간 같이 걸었다. 또한 앞으로 이 대표가 걷는 동안 매 기획과 걸음을 같이 할 것이다. 이러한 오해의 동굴과 편견의 동굴의 맞서 통일걷기란 우리가 갖고 있던 통일에 대한 막연한 상상을 국민께 구체적인 상상이자, 실제 우리가 노력하면 반드시 현실이 되는 상상으로써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쓸데없이 들었던 스티븐잡스의 강의가 10년 후 세상을 바꾸는 상상력이 된 것처럼 이 대표와 함께 걸은 수많은 걸음과 이를 다독이고 관심을 주신 국민들의 응원이 다시금 세상을 바꾸는 상상력이 될 것이다.
하남신문aass65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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