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 이창근- 한국지역발전센터 원장 (전 서울대 교수)

 당초 올해 말 예정이던 지하철 5호선 연장 하남선 복선전철사업 1단계 구간(~가칭 풍산역) 준공 시점이 올해 말에서 내년 6월로 한 차례 연기되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힘들고 준공 시점이 더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하철 5호선 연장, 9호선 연장은 지난 6여년 간 소위 지역 국회의원의 단골 메뉴였다. 지금도 홈페이지를 열면 ‘5호서 하남선 연장 적기개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란 문구의 배너가 서두를 장식한다. 설상가상으로 ‘9호선 하남 연장 조기 착수를 위해 뛰고 있습니다’란 문구의 배너도 뒤를 잇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역 국회의원은 그간 하남 시민 서명 캠페인에다 예산 확보 홍보에다 소위 지하철 장사(?)를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미 수년 전부터 입주를 시작한 하남 미사 주민들이나 구도심의 주민들은 지하철 5호선 연장 개통 지연에 이제는 불만만 쌓여가고 있다. 심지어 지하철 공사장 부근을 통학하는 초등학생들은 수년째 위험을 감수하며 이곳을 지나고 있다. 시민들도 묵묵히 수년 째, 지하철 적기 아니 조기개통이란 현란한 홍보에 속아 불편과 위험을 감내하고 이곳을 지나며 생활해 왔었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통학, 생활은 진행형이다. 나 역시 그곳을 걸어 지나며 안전의 위험을 느낀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의 지하철을 한참 홍보하던 과거 의정보고서는 슬거머니 자취를 감췄다. 과거 언론기사만이 하남지하철 5호선 2019년 전구간 조기개통을 주장하는 지역 국회의원의 과거 주장을 증명해주고 있을 뿐이다. 단지 홈페이지의 2018년 의정보고서는 여전히 ‘가칭 강일역~가칭 풍산역 2019년 상반기 개통 예정, 가칭 덕풍역~가칭 검단산역 조기개통 추진’이란 문구로 시민들을 또 현혹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의 경우 당초 출발이 잘못되었다. 중앙정부에서 수립하는 국토 전역을 대상으로 국토의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국토종합계획, 그리고 특정 부문에 대한 장기 발전계획인 부문별 계획에서부터 지방정부의 시도종합계획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에도 포함되지 못하였다. 그나마 이명박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사 시범지구계획에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을 포함시키면서 사업이 시작될 수 있었다.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의 경우도 박근혜 정부에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시키면서 사업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서가 있었다.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따른 서울 9호선 고덕~강일 구간과 연계하여 강일~미사 광역철도를 추진토록 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야 지역 국회의원은 지하철 5호선 연장 1단계 구간 개통 지연이나 9호선 연장 사업의 미확정을 서울시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의 말대로 5호선 가칭 강일역 공사 지연이 원인이었다면 왜 사전에 미리 문제점을 짚어 해결하지 못했을까?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은 그의 말대로 예산을 조기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 박근혜 정부에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단서까지 달아가면서 9호선 연장 사업을 국가계획에 포함시킨 이래 2년 이상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업 확정을 하지 못했을까? 그렇게 하남시민들을 상대로 지하철 장사(?)를 하고도 말이다. 아직도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 중 2단계 구간인 가칭 덕풍역~가칭 검단산역 구간을 명확한 시기 제시 없이 조기개통 추진이란 말로 시민들을 상대로 또 장사(?)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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