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석형(전 연합통신 부국장)

 그러나 하남은 광주 땅이 서울 강남구ㆍ 송파구ㆍ강동구로 분리되고, 경기도 성남시로 분할된 후 광주군에서 시(市)로 승격되었으나 약한 시세와 오랜 세월 그린벨트의 장벽에 가려 하남의 역사가 제대로 연구ㆍ실현 되지 못하고 성장하지 못한 지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린벨트 36년간 하남은 조상대대로 남기고 간 발자취가 잠을 잔 세월이 돼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하남의 역사가 깊이 연구되고 재조명 받아 후대에 전승되고, 시민의 긍지로, 정신적인 지주로, 문화적인 양식으로 시민생활에 용해되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러한지 의문입니다. 하남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넓은 광주땅의 요충지로 값진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었으나 가치정립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남의 역사적인 사실을 대강 보더라도  1) 선사시대에는 미사리 선사유적지와 청동기시대 광암동의 고인돌  2) 삼국시대에는 백제시조 온조왕의 이성산 일원에 하남 위례성도읍과 천왕사지(天王寺地)와 동사지(桐寺地)  3) 고려시대의 광주목(廣州牧)  4) 조선시대의 유생(儒生) 교육기관인 광주향교(廣州鄕校)  5) 남한산성의 유적과 함께 하남 쪽에 있는 봉화대, 남한산성의 천주교인 감옥에서 시신을 버리던 북문옆 시구문  6) 천주교 발상지인 천진암 뱃길 교통로  7) 천주교 구산성지  8) 이밖에 하남시가 관리하고 있는 등록ㆍ지정 문화재와 유적과 도미부인(나루)설화등 역사적인 사실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인 유적은 세월 따라 많이 훼손됐고 연구와 재조명이 활발치 못한 채 세월을 지나와 각 부문의 하남의 역사가 재정립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선 현재 보존면에서 미사리 선사유적지는 인근 암사동 선사유적지와 몽촌토성등과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십니까. 또 광암리(동)의 지명이된 청동기시대 고인돌인 너븐바위(일명 개구리바위)와 5형제 바위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서울시가 광암정수장 설치공사를 하면서 족장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개구리바위를 불도저로 밀어내 옆동네 길가에 방치했고 흔적을 없앴지 않았습니까.  정수장 안 그 자리에 철책을 둘러 보존했으면 안되는 일이었나 묻고 싶습니다. 광암동 남밖마을 이모씨 집 뒷곁에서는 돌칼과 돌도끼가 나와 단국대 박물관에 보관 됐으나 관심 밖의 사실이 돼있는 실정입니다.


 또 백제시대의 천왕사지와 동사지는 신라 또는 고려때의 것으로 논거가 바뀌어 가며 발굴도 중단 된 채 있고, 백제 온조왕의 첫도읍지였던 하남위례성은 송파구 풍납동에 밀려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백제의 옛 도읍지 이성산에 올라가 본 사람이면 알 것 입니다. 남한산(성) 줄기를 등에 지고 좌 우 정면의 시야가 확트인 전망, 멀리 도봉산, 북한산, 아차산, 남산이 보이고 그 아래 펼쳐진 들판과 그 사이로 구비쳐 흐르는 한강이 천혜의 요새가 된 특출한 지형의 우수함을 보셨을 것입니다.


 또한 하남시 교산동에 있는 광주향교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하남이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당에서 공부한 15세 이상의 양반자제인 유생들이 공부하고 교육받던 향교는 그 당시 국립대학이던 성균관이 한양(지금의 서울 명륜동)에 있었고 각 지방 향교는 성균관의 분교 였습니다.


 이곳 향교에서 공부를 하고 과거에도 응시했으며, 유생들이 배운 학문과 예의범절을 성장시켜가기도 했습니다. 향교는 그 당시 교육의 중심이었으며 정신문화의 중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향교중 광주향교는 광주와 하남은 물론 서울의 강남 송파 강동구와 성남 수원 화성 의왕까지 관장하던 전국에서 가장 큰 향교였습니다.


 하남에 이같은 대규모의 교육기관이 있었다는 것은 하남의 자랑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지금의 하남은 어떻습니까. 그 많은 대학중 대학이 하나 있습니까. 연구기관이 있습니까. 산학협동체가 있습니까. 종합병원이 있습니까. 업무ㆍ상업지구가 있습니까. 지하철등 교통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습니까.


 중앙대학교가 상산곡동 미군이전기지에 IT BT CT의 제3캠퍼스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나 정부의 각종 규제 때문에 어떻게 될지 걱정입니다. 하남에는 반드시 종합대학교가 설립돼 대학문화가 형성되고 하남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양성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도립공원인 남한산성의 북문 서쪽 봉화대 보존과 동쪽 시구문밖 천주교인의 시신을 내다 버린 곳을 성지로 만들어 보존해야 할 것입니다.


 역사와 문화ㆍ유적은 발굴해 지정하면 할수록 그 지역을 빛내는 것이며 그 지역의 역사를 살찌우는 양식(良識)입니다. 역사를 현양시키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의 자손들과 후세의 하남인을 위해서도 역사는 이어져 가야하고 묻혀있는 새로운 사실들을 발굴, 구체화 시켜나가 정신문화를 계승하고 전승시켜 가야 할 것입니다.


 그 지역의 역사문화는 그 지역의 재산으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배이고 자랑입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소양과 배움의 터전이고 국내외의 문화ㆍ관광자원이기도 합니다. 하남의 역사 문화를 더욱 계발하고 선양해 하남의 긍지와 자존으로 삼아 드높은 시민정신을 북돋아 가야 할 것입니다. 하남을 위해서는 잊혀져가고 묻혀가는 조그마한 역사적인 사실, 흔적이라도 발굴해 연구하며 집대성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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